영구 탈모 막는 단서, ‘태아 모낭’에서 찾았다

영구 탈모·피부 손상 환자, 새로운 치료의 길 열릴 것

생후 0~4일 섬유아세포 모습. 생후 4일째 섬유아세포는 모낭 재생능력을 완전히 잃어 세포덩어리 형태로 변한다. [자료=서울대병원]
태아(엄마 배 속 아이)의 ‘모낭 재생능력’이 출생 후에도 유지되면 영구 탈모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모낭 재생능력은 태아만 갖고 있다. 출생 후에는 이 능력이 소실된다. 일단 태어나면 더 이상 새로운 모낭을 만들어낼 수 없다. 모낭에 손상이 발생한 순간 모낭 개수는 줄어들고 해당 부위는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진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조성진 교수 연구팀(김진용 박사, 박민지 박사과정)은 출생 후 왜 모낭 재생능력이 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모낭 생성을 담당하는 진피 줄기세포는 ‘상부진피 섬유아세포(이하 섬유아세포)’다. 연구팀이 쥐의 섬유아세포를 분석한 결과,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능력은 출생 직후 급격히 감소해 생후 4일째 완전히 사라졌다. 세포를 성숙시키는 섬유아세포의 유전자 발현은 급증하고 재생능력과 연관된 유전자 발현은 급감한 것.

이처럼 급변하는 원인은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에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는 후생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이다. 쉽게 말하면 스위치처럼 유전자 발현을 껐다 켜는 조절을 한다는 의미다. 출생 직후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재생능력과 관련한 유전자 발현이 꺼진다는 것.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탈아세틸화를 억제하자,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능력은 유지됐다.

연구팀은 탈아세틸화를 유발하는 효소와 결합하는 ‘Twist2 전사인자’가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능력을 없애는 결정적인 조절자라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Twist2 전사인자를 조절하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모낭 재생능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영구 탈모를 겪고 있거나 피부 조직이 심하게 손상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릴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과제 지원으로 이뤄졌고, 오픈 액세스 저널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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