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일간 코로나19 걸린 암 환자서 새 변이 발견”

면역력 손상된 사람이 코로나19 진화의 숙주 가능성 시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려 471일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암 환자의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소한 3개의 뚜렷한 계통으로 새로 진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오래 머물면서 새로운 변이체로 진화가 가속화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된 미국 예일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현재는 세계적으로 거의 자취를 감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중 하나인 B.1.517가 미국 코네티컷 주의 검사체에서 발견했다. 이를 추적한 결과 림프종을 앓는 60대에게서 나온 바이러스였다. 그는 2020년 11월 코로나19바이러스(SARS-CoV-2)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적어도 올해 3월까지 계속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471일간 SARS-CoV-2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는 바이러스 부하가 높았고 감염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처음 진단받았을 때는 며칠 동안 가벼운 증상만 보였고, 그 이후로는 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의 관심을 끈 것은 지속적인 감염뿐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이러스가 환자의 내부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연구진의 정교한 분석 결과 이 환자의 코로나바이러스는 3가지 뚜렷한 새로운 계통의 진화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유전자형들이 감염 후 첫 3개월 이내에 출현했으며 거의 10개월 뒤에 또다른 유전자형이 출현했다는 점에서 여러 새로운 변이체가 동시에 출현하여 잠재적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환자의 사례분석과 글로벌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바이러스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토대로 SARS-CoV-2가 일반인들 보다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 내부에서 2배 더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만성적인 감염이 SARS-CoV-2의 진화를 가속화함을 보여 준다”면서 “오미크론, 델타, 알파를 포함한 유전적으로 다양한 SARS-CoV-2 변이의 출현이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이뤄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가 만성질환자 1명의 체내에서 진화했을 것이라는 남아공 과학자들의 추축을 뒷받침한다. 또 면역력이 손상된 사람들이 코로나19 진화의 숙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2.06.29.22276868v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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