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니 저녁 먹겠네” 부모 행동, 예측 가능해야 하는 이유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부모 행동, 아이 뇌 발달에 도움

부모와 두 자녀
부모의 행동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돼야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maroke/게티이미지뱅크]
예측 불가능하고 일관성 없는 부모 행동이 아이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아기와 유년기 경험은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만큼, 부모의 행동에 특히 영향을 받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신경학과 연구팀이 부모의 행동과 아이의 뇌 성숙도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결과다.

연구팀이 지난 15년간 진행한 연구 내용을 요약해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예측할 수 없거나 일관성이 없는 부모의 행동이 아이의 감정 시스템 발달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아이는 향후 정신질환이나 약물 남용 위험과 보다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아이들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얻은 정보로 두뇌를 발달시켜 나간다. 약시가 있어 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는 어릴 때 충분한 시각적 정보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일생동안 시력과 관련한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귀에 염증이 자주 발생하는 아이는 마찬가지로 청력과 관련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감각 시스템뿐 아니라, 감정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주변 환경에서 적절한 정보를 많이 얻을수록 잘 발달하게 된다. 아이가 감정 정보를 얻는 주요 원천은 부모라는 점에서 부모가 전달하는 정보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중요하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부모가 아이의 요청에 ‘무시’와 같은 반응 부재를 보이면 정서 발달에 나쁜 영향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기에 더해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역시 정서 발달의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관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이가 넘어졌을 때 어떨 땐 일으켜주고 어떨 땐 혼을 내고 어떨 땐 일어나라며 응원해주는 행동 패턴을 말한다. 반대로 일관성이 있는 부모는 대체로 한 가지 행동 패턴을 보인다.

예측 가능하다는 건 아이가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의미다. 가령 저녁 6시가 되면 “이제 저녁을 먹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밤 10시가 되면 “침대에 가라고 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들을 부모가 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부모의 행동 패턴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부모가 한 행동이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수단이 되는지 정량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관찰 연구 및 정량화 작업 등을 통해 분석을 진행한 결과, 동물과 인간 연구 모두에서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부모의 행동 패턴이 아이의 감정적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물론 부모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가난, 전쟁, 이주 등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는 아이의 감정적 발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통제 가능한 부분도 아니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의 뇌와 정서 발달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 연구에서 적어도 예측 가능하고 일괄된 행동을 보이는 것이 아이의 뇌 발달에 좋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참고할 수 있겠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