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로 미국 임산부 사망 24% 증가할 것”

흑인 임산부 사망률은 39%까지 증가 전망

임산부
낙태가 어려워질 경우 미국의 임산부 사망이 24%나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대법원이 임신 6개월까지는 임신중절을 허용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을 뒤집는 바람에 낙태가 어려워질 경우 미국의 임산부 사망이 24%나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사전공개 논문 사이트 《소카이브(SocArXiv)》에 발표된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볼더캠퍼스(CU볼더)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20년 발표된 미국의 주와 연방정부의 낙태 발생률 데이터를 토대로 낙태가 금지될 경우 발생할 산모 사망률 영향을 추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3~2018년 법정 낙태 건수 10만 건 당 0.4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020년 산모 사망은 10만 건 당 23.8명이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낙태금지로 인해 임신중절수술이 일어나지 않는 첫 해 산모 사망의 수가 2020년 발생한 861명에서 969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산모 사망자는 연간 210명이 증가해 1071명이 돼 사실상 24%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봤다. 특히 흑인 산모의 사망은 39%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 책임자인 CU볼더의 아만다 스티븐슨 교수(사회학)은 “흑인 임산부는 다른 인종의 임산부에 비해 사망 위험성이 2,3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를 금지하거나 금지할 예정인 주가 26개주에 이른다. 이들 주에서 임산부의 사망률은 주마다 사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봤다. 산모 사망률과 낙태율이 높았던 플로리다와 조지아 주 같은 경우엔 산모 사망률이 29%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원래부터 낙태가 어려웠던 네브래스카, 미주리,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경우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임산부 사망증가를 막으려면 낙태가 불법이 될 주에서 합법적 출산 돌봄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져야 하고, 산모의 건강에 대한 투자를 늘어나야 하며 특히 계층간 인종간 산모 건강관리의 충격적 불평등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스티븐슨 교수는 “임신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면서 “다른 부유한 나라에선 낙태 불허로 인한 임신 중 사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osf.io/preprints/socarxiv/7g29k)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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