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먹은 유산균, 장에는 없다?
유산균 제품을 구입할 때 균의 수를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균의 장 도달률이다. 아무리 열심히 먹어도 정작 장에는 유산균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남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유산균을 제품화하기 위해 미생물을 배양해 농축된 형태로 건조하거나, 급속 냉동해 분말·과립·정제·캡슐 등으로 가공해야 한다. 제조공정 중 분쇄·고온·고압 등 물리적·화학적 스트레스에 노출돼 죽기도 한다. 보관 및 유통 중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지 못하면 생존율은 더욱 떨어진다.
이렇게 험난한 과정을 거쳐 유산균이 장에 도달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렵다. 장에는 다양한 소화효소와 담즙산이 있어 유산균이 사멸할 가능성이 높으며 장에 있는 기존 미생물들과 경쟁하면서 장 상피세포에 정착해야 한다. 유산균 효과는 장 도달률과 장 상피세포 정착능력에 달려있다.
◆ 유산균 지키려면?
최근 종근당건강 연구에 따르면 장 내 정착성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다. 유산균을 코팅하는 기술 ‘실크피브로인’이 장 정착력을 높이는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크피브로인 공법은 누에고치에서 얻은 성분으로 유산균을 코팅해 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크피브로인은 누에로 대표되는 견사충의 유충이 합성하는 섬유단백질로 수술용 봉합사, 약물전달체, 효소 고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왔다. 물 분자나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하지 못하는 특성이 높고 유산균의 세포 표면에서 산과 담즙을 막아주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미 항염 작용, 상처 치유 효과, 높은 세포 정착 능력, 당단백질 뮤신과의 우수한 부착력 등 실크피브로인의 효능은 많은 연구로 밝혀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산균을 실크피브로인으로만 코팅했을 때 모든 균주의 생존율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실크피브로인 공법을 적용하면 유산균의 내산성, 내담즙성이 증가하고 장 상피세포 정착능력이 향상됐다.
종근당건강 연구소는 논문을 통해 “실크피브로인 공법을 적용한 유산균의 장 상피세포 정착능력이 공법 적용을 하지 않은 유산균보다 증가했다. 환경적 스트레스에도 소수성과 세포 정착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실크피브로인이 유산균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유산균이 장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고 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차세대 코팅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세포의 70%가 장에 존재하는 만큼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균도 아는 만큼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법. 장까지 살아남아 정착할 수 있는 유산균 코팅 기술이 적용됐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해당 연구는 ‘Effect of Silk Fibroin Biomaterial Coating on Cell Viability and Intestinal Adhesion of Probiotic Bacteria’ 제목의 논문으로 지난해 SCI급 학술지 《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에 게재됐으며, ‘실크피브로인으로 코팅되어 장내 정착성이 향상된 유산균을 포함하는 조성물(특허 등록번호: 10-1981790)’로 특허도 등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