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의 슈퍼 항체, 코로나19 물리칠까?

일반 항체의 10분의 1크기인 나노 항체가 범사르코바이러스 퇴치

라마
라마는 낙타 및 알파카와 더불어 독특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일대에 서식하는 낙타과의 가축 라마가 코로나19 퇴치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셀 리포츠》에 발표된 미국 마운트시나이병원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라마의 혈액에서 추출한 나노 면역입자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SARS-CoV-2)는 물론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일으킨 바이러스(SARS-CoV-1)를 포괄하는 범사르베코바이러스에 대해 강력한 면역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마운트 시나이 의대의 시이(石毅) 교수는 ”전형적 항체의 10분의 1 크기밖에 되지 않는 이 나노 면역입자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는 물론 미래에 SARS-CoV-3가 출현할 때 백신과 모노클로널 항체 약품을 보완하는 중요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라마가 낙타 및 알파카와 더불어 독특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개의 사슬 형태 대신에 단일 폴리펩타이드 사슬을 가진 이 항체는 전형적 항체에 비해 작고 안정적이어서 바이러스와 단단히 결합하며 광범위한 중화작용을 일으킨다. 시 교수는 “이 나노 항체는 생산비용은 적으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고 상기도와 하기도 모두를 감염되지 않게 해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월리’라는 이름의 라마를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켰지만 윌리는 이를 인식하는 나노항체를 형성해 이를 막아내는 ‘슈퍼 면역력’을 보였다. 연구진 중 한 명인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이안 윌슨 교수는 “이 나노 항체의 아주 작은 크기가 빠르게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며 “특히 바이러스 표면의 오목한 부분, 구석 및 틈새에 더 많이 침투해 여러 영역에서 결합해 바이러스가 탈출하고 변이하는 것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정보를 토대로 돌연변이를 통해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의 두 영역에 동시에 달라붙을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나노 항체를 설계했다. 시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가 실험실에서 분리해낼 수 있었던 이 나노 항체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노 항체 치료법은 혈액 응고장애와 항암 치료 임상시험에서 이미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reports/fulltext/S2211-1247(22)00793-8?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2211124722007938%3Fshowall%3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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