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왕따’가 현실 왕따보다 더 위험 (연구)

팬데믹 이후 사이버 폭력 급증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왕따’보다 청소년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이버 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이 현실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 청소년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LiBI(Lifespan Brain Institute)와 펜실베니아대,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연구진이 청소년 뇌인지 발달 연구(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study; ABCD study)를 통해 청소년기 초기에 온라인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오프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보다 자살에 대한 더 많이 생각하거나 실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온라인, 문자 또는 단체문자, 소셜미디어 상에서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악의적으로 대하려는 것’을 사이버불링으로 정의했다. 현실에서의 괴롭힘은 협박이나 구타와 같은 명시적 공격(overt aggression), 따돌림과 같은 관계적 공격(relational aggression), 나쁜 소문을 내거나 험담을 하는 등 평판에 대한 공격(reputational aggression)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연구진이 2018년 7월에서 2021년 1월 사이 10~13세 미국 청소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에 참여한 아이들 중 7.6%가 자살 생각이나 행동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8.9%가 사이버불링의 타겟이 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0.9%는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불링을 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실에서 직접적인 괴롭힘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자살 성향(suicidality)을 보였지만 사이버불링의 경우엔 피해자만 자살 성향과 관련성을 보였다.

또 청소년기 초기 사이버불링 경험과 자살 성향 사이의 관련성은 현실상에서 직접적 또래 공격성이나 가해 행위를 포함해 다른 자살 위험 요인보다 더 주목할 만 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인구통계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 정신병리학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연구에서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온라인에서의 괴롭힘은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무관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이버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이 현실에서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우울증과 같이 기타 자살 위험요인에 대해 검사하듯이 주기적으로 사이버불링에 대해 션별검사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현대 사회에서,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또래 간 상호작용의 상당 부분이 문자 메시지나 SNS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이버 폭력도 증가하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 제목은 ‘Association of Being a Target of Cyberbullying With Suicidality in Youths Who Are Targets or Perpetrators of High Levels of Offline Peer Aggression’이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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