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아과학회 “모유수유, 2년 이상이 바람직”
부모의 죄책감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새 권고안의 주요 저자인 플로리다주립대 의대 임상과학과 조안 미크 명예교수는 “우리는 유급 휴가, 공공 및 아동 보육 시설에서 모유 수유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유 수유를 늘리는 것이 산모의 제2형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고 영아의 호흡기 질환, 설사, 중이염 감염률 등을 낮추는 이점이 뚜렷해 AAP가 수년 동안 새로운 정책성명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분유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갑작스럽게 정책 변경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모유 수유를 정상화하고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람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현실은 이런 가이드라인과 차이가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태어나서 모유 수유를 하는 미국 아기는 84%지만 생후 6개월이 됐을 때 모유 수유 비율은 58%로 떨어진다. 그 중에서 분유가 아닌 모유만 수유 받는 비율은 25%로 급격히 떨어진다. 1년 뒤까지 분유나 고형식과 함께 모유 수유를 받는 비율은 35%이며 그 이상에 대한 통계 자료는 없다.
이 권고안은 대부분 미국 가정의 현실과 괴리가 커서 부모의 죄책감과 실망감만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애틀소아병원의 소아 소화기병리학 및 영양학 전문의인 데일 리 박사는 “이것은 권고 사항에 불과하기에 부모들이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들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지킬 수 없는 현실적 장벽이 많다는 점을 AAP도 인정한다. APP는 직장에서 모유 수유를 위한 유급 휴가 보장, 유연한 근무시간, 수유실, 모유 유축을 위한 휴식시간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선행될 것을 소아과의사들이 촉구하라고 권고했다. 또 모유 수유가 불가능할 수 있는 성다양성 가족과 대화를 할 때 가슴수유라는 좀 더 포괄적 표현을 쓸 것도 권고하고 있다.
리 박사는 “모유 수유가 멋지다고 생각하며 모유 수유의 이점을 정말 강조하고 싶지만 모유 제공이 부모의 의무라거나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그 부모가 실패자라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에게 사랑을 제공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스턴버지니아의대의 소아과 나타샤 스리라만 교수도 “모유 수유가 만능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모유수유를 2년 간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훌륭하긴 하지만 이 나라에서 그 목표를 성취한다는 건 정말 기나긴 여정이라고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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