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 안전한 ‘수면 영양제’일까?

최근 멜라토닌의 안전성 문제가 지적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잘 자려고 멜라토닌을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체가 만들어내는 천연 성분이어서 다른 수면제보다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수면제보다는 거부감이 덜한 ‘수면 영양제’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멜라토닌도 수면제 대용으로 장기간 고용량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미국 건강 매체 ‘베리웰헬스’가 전문가 의견을 정리했다.

멜라토닌은 수면 호르몬이다. 해가 지면 분비돼 잠을 유도하고, 해가 뜨면 분비를 멈춘다. 햇볕을 쬐면 생성되는데 부족하면 보충제로 먹을 수 있다. 보충제는 미국에선 처방 없이 살 수 있으나, 한국은 전문의약품이어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이나 수입품 상가 등 ‘어둠의 경로’로 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제 멜라토닌 보충제 포장엔 비행으로 인한 시차 부적응, 수술 전후 불안감 완화 등에 도움이 된다고 쓰여있지만, 실제론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수요가 많다.

미국 수면 의학회는 멜라토닌이 만성 불면증에 효과가 있거나 안전하다고 추천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워싱턴의 약사 루비 듀브리는 “멜라토닌은 강력한 수면제가 아니며 특정 수면 장애에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멜라토닌이 ‘천연’ 물질이란 인식이 안전성에 대한 오해를 유발했다”면서 “일부 제품은 인체가 만들어내는 호르몬에 없는 불순물을 함유하고 있어 ‘천연’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멜라토닌을 적정량 단기간 복용하는 것은 대체로 안전하다. 듀브리는 “고용량 복용이 장기화하면 두통, 악몽,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특히 낮에 졸음을 유발해 밤잠을 못 자는 등 수면 리듬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 또는 수유 중인 여성, 치매 환자, 아동이 부작용에 취약할 수 있다.

잠을 잘 자려면 약보다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다. 규칙적으로 충분히 자는 게 최우선. 여기에 운동을 더하면 좋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 침실은 될수록 어둡고 선선하게 유지하고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자제해야 한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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