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약으로 탈모 치료한다?
미국 식품 의약국(FDA)이 지난주 관절염약를 원형 탈모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탈모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메디컬 뉴스 투데이' 등에 따르면 FDA가 탈모 치료제로 승인한 관절염 치료제는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원래 류머티즘 관절염 약으로 개발됐고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에 대한 치료 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원형 탈모증은 류머티즘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즉, 외부의 나쁜 균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해야 하는 면역 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한다. 면역 체계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조직을 공격해 염증이 생기는 걸 류머티즘 관절염이라 한다면, 모낭을 공격하면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
올루미언트의 탈모증에 대한 효능은 머리털이 50% 이상 빠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매일 약을 복용하자 세 명 중 한 명에게 다시 머리털이 나기 시작했다. 9개월(36주) 만에 머리털의 80%를 회복했다.
피부과 전문의 멜리사 필리앙 박사는 “탈모증을 치료하려면 돈이며 시간도 엄청 들어가지만, 더 큰 문제는 효능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라면서 “FDA 승인이 효과적인 동시에 안전한 치료 방법을 찾는 환자들에게 의지가 될 것”을 기대했다.
외과 전문의 켄 윌리엄스 박사는 “탈모증으로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올루미언트는 복용 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리시티닙 성분은 상기도 감염, 두통, 피로, 여드름, 요도 감염, 빈혈, 복부 통증, 체중 증가 같은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 시험(3상)이 진행 중이다. 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중이어서 국내에서도 이르면 올해 안에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가격. 보건당국이 탈모약으로 허가하더라도 당분간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2mg 한 달 분 정가는 2,500달러(320만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