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의사와 친절 의사, 누가 좋은 의사일까?

[박문일의 생명여행] ㉓일반인의 의사에 대한 편견과 오해

유명한 의사라고 치료를 잘 할 것이라고 맹신해선 안 된다. [사진=gettyimagesbank]
의사가 건강에 대한 전문가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의사가 모든 사람의 건강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의사가 건강의 비전문가보다 지식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 사실이 곧 어떤 의사라도 자신의 주치의가 될수 있다는 것은 아닌 것이다. 언젠가 TV드라마에서 의사라면 어떤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는 오해가 들 정도로 의사가 모든 병에 대한 전문가처럼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일반인들을 충분히 곡해시킬만한 스토리 전개도 많았다. 이참에, 의사들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사항들을 몇 꼭지 소개하려 한다. 이런 사항들을 미리 알아두면 자신 건강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라면 모두 약을 처방할수 있을까? 처방은 가능하다. 그러나 당신의 질환과 병에 대한 정확한 처방을 모든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진단병리의사나 영상진단의사 등은 전문의 수련과정 중에 어떤 특정한 임상질환에 대한 훈련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처방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 외과 영역 의사가 내과 영역의 질환에 대해 정확히 처방을 내릴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또, 모든 의사가 엑스레이(X-ray)를 판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영상의학을 전공한 전문의의 영역이다. 물론 각 임상과의 전문의도 자기 영역의 일부 영상검사에 대한 자료를 판독할 수는 있지만 영상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의 경험이 훨씬 더 풍부하다.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은 더욱 그들의 전문영역이다. 대부분의 임상과 의사들이 당신에게 전해주는 영상검사결과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판독한 자료를 단지 읽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영상의 이미지에서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이해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청진기는 의사의 상징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TV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의 의사들이 청진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청진기로 심장 박동을 듣는 것만으로는 의사가 알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심장박동이 빠른지 느린지 정도는 맥박만 측정해도 된다. 청진기는 심장박동이 불규칙한지 규칙적인지 아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듣기만 해서 할 수 있는 진단은 많지 않다. 의사가 심장 박동을 들었다고 해서 심근경색증을 진단하고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수 없는 것이다. 심근경색증은 초음파검사를 해도 알수 없다. 심장혈관조영술을 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전기 충격기을 사용해도 모든 사람을 다시 살릴 수는 없다. 영화와 TV 드라마에서는 너무 쉽게 심정지로 쓰러진 사람들을 살린다. 심장전기충격기를 사용하여 누군가를 소생시킬 수는 있지만 이는 매우 특정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특정 유형의 심장 부정맥에서만 작동하는 것이다.

열이 있는데 항생제를 처방 안한다고 걱정하는 환자들을 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열에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 항생제는 말 그대로 세균, 즉 박테리아에 대항하는 약물이다. 많은 질병이 항생제만으로 나을수 없다. 박테리아가 원인이 아닌 질환들이 훨씬 많다. 열이 나는 경우에 항생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열이 빨리 내리지도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열은 조기에 진단조차 할 수 없다. 열에 대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항생제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 의사가 더욱 정확한 의사일 수도 있으니 믿고 따르는 것이 좋겠다.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의사가 처방을 계속한다면서 그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들을 보았다. 그러나 질병에 대한 치료는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일정기간 계속돼야 한다. 단지 증상이 완화되었을 뿐 병이 완전히 치료된 것이 아닌 경우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질병의 증상만이 사라지고 질병의 뿌리가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이런 경우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면 질병은 다시 나타난다. 다시 치료를 시작하면 그 치료기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질병 치료는 증상 완화를 넘어 계속되어야 한다. 이렇게 치료하는 의사들을 신뢰하여야 한다.

의사들은 대부분 플라시보(Placebo) 효과를 믿는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이를 믿지 않은 경향이 많다. 플라시보 효과란, 의사가 환자에게 가짜 약을 투여하면서 진짜 약이라고 말하면 “나는 좋아질거야”라고 생각하는 환자의 믿음 때문에 병이 낫는 현상이다. 즉, 누군가가 알약이나 치료를 받았을 때 실제로 치료에 영향을 미칠 슈 없는데도 환자에게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의학적으로 표현하면 플라시보 효과란 약물학적 작용 또는 다른 어떤 직접적인 신체작용의 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는, 물질, 기구 또는 시술에 의한 유익한 반응을 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치료를 받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환자의 믿음이 중요하다. 즉, 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담당한 의사에 대한 신뢰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유명한 의사가 항상 최고는 아니다.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가 정말 좋은 의사인지 알기는 참 어렵다. 치료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반드시 의사가 잘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친절하다고 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의사가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그를 알고 있는 다른 의사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또한 자신과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훌륭한 의사를 찾는 데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은 의사가 “모릅니다”라고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혹시 “내가 왜 이런 의사를 찾아왔나” 라는 자괴감을 느끼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은 의사 스스로의 정직함의 표시이다. 항상 옳고, 항상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의사는 없다. 모르면서도 알고 있는척 한다면 당신에게 정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의사인 척하는 의사이다. 모르겠다고 하면서 기꺼이 당신 앞에서 다른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바로 그 의사는 신뢰할 수 있는 의사라는 신호가 된다. 그러므로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오히려 당신에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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