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인간 되고 싶어요” 나비약 다이어트 부작용 심각

뼈만 남은 다리(왼쪽)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람(오른쪽)
뼈만 남을 정도로 앙상해진 몸을 선호하는 뼈말라족의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같이 먹토하고 뼈말라 될 분 찾아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종종 등장하는 10대 청소년의 게시글이다. ‘먹토’는 뭐고, ‘뼈말라’는 또 뭘까?

먹토는 ‘먹고 토한다’는 의미이고, 뼈말라는 ‘뼈만 남은 수준의 몸’을 의미한다. 비슷한 용어로 ‘씹뱉(씹고 뱉기)’, ‘개말라’ 등의 용어가 있다.

10대 아이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날씬한 수준을 넘어 앙상한 몸매를 선망하는 건데, 이를 반영하듯 최근 마약류 식욕억제제인 일명 ‘나비약’ 투약·소지로 검거된 피의자 대다수가 10대였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1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나비약을 판매하거나 구매, 투약한 5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47명이 10대였다.

나비약은 알약의 형태가 나비처럼 생겨 붙은 별칭으로, ‘펜터민’ 혹은 ‘펜디메트라진’ 성분이 든 식욕억제제를 의미한다.

체중 감량을 하는 데 보조적인 도움을 주지만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단기간 처방만 가능하며,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섭취해야 하는 항정신성의약품이다.

정량만 투약한 성인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한 배우 양기원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양 씨는 지난 2019년 길에서 혼자 주먹질, 발길질, 점프 등을 하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심지어 차들이 달리는 도로에 뛰어들기도 했다. 만취 상태 혹은 마약 복용이 의심돼 국과수 검사까지 진행됐지만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았다. 양 씨는 당시 나비약을 복용 중이었다. 정량만 복용했지만 환청과 환각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건강’보단 ‘미용’이 우선인 아이들에게 나비약은 여전히 은밀한 거래 대상이다. 이 약은 16세 이하 아동에게 처방할 수 없다. 체질량지수(BMI)는 30 이상이거나 27~30이면서 당뇨 등 비만 관련 질환이 있어야 처방 받을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처방 받을 수 없고 뼈말라족을 꿈꾸는 정상 체중 혹은 이미 저체중인 아이들은 더더욱 처방 받을 수 없는 약이다. 이로 인해 어린 학생들 사이에 불법거래의 장이 형성된 것.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에는 13세 아동도 포함돼 있다.

어린 학생들이 식욕억제제에 반복 연루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운동하라”는 말만으로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마른 몸을 동경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사회가 다이어트를 부채질하고 있진 않은지, 마약류 의약품 처방 및 관리 실태는 어떤지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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