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은 쉽게 살찔까” 생후 2주 아기 대상 연구

아기를 대상으로 비만 연구를 진행하면, 살이 찌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NelliSyr/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연구소가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비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페닝턴 생물의학 리서치센터 연구실에는 태어난 지 2주밖에 안 된 아기들이 방문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체지방률과 신진대사를 측정해 비만의 원인을 탐구하고 있다.

신생아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의도는 뭘까? 막 태어난 아기는 아직 음식과 같은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껏해야 모유나 분유 정도 먹으며, 따로 운동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아직 바깥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아기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면, 비만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신진대사 지문’ 이론과 연관이 있다. 사람의 손가락에 있는 지문은 평생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을 식별하는 수단이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신진대사도 지문처럼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진다는 게 신진대사 지문이다. 이 지문을 해독하면 왜 누구는 날씬하고 누구는 살이 찌는지 알 수 있다는 것.

또, 이를 통해 비만의 원인을 찾으면 최대한 빨리 의학적 개입을 시도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학자들에 의하면 만 5세만 돼도 의사의 개입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가급적 이른 시기에 비만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연구는 매우 유의미하다. 비만은 심장병, 당뇨병, 암, 뇌졸중 등 수많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매년 비만 예방과 치료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만 인구는 늘고 있다. 한번 살이 찐 사람은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무척 어렵고, 성공한다 해도 원래 몸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많다.

체중은 기본적으로 칼로리 섭취와 소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 같지만 과식이나 과음, 폭식 등을 하는 이유는 매우 복잡하다. 살을 빼는 원리는 단순하지만 실천은 무척 어렵다는 점에서 비만 해결은 복잡한 메커니즘의 비밀을 풀어야 하는 문제다.

페닝턴 연구소가 위치한 루이지애나 주는 이런 연구를 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이 주는 비만 인구가 많다. 10~17세 아동의 22.2%가 비만이다. 각 개인의 소득수준도 천차만별이고 인종 역시 다양하다.

연구팀은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체지방을 측정하고 2살 때 또 다시 체지방을 살펴 비교할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4살, 5살, 심지어 성인이 된 이후의 상태도 추적 조사할 계획이다.

연구소에 방문한 아기들은 연구팀이 마련한 신진대사실에 2시간 동안 머문다. 이때 형성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면 체내 칼로리를 열심히 태운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비교할 수 있다.

연소된 칼로리가 지방에서 빠진 것인지, 탄수화물에서 빠진 것인지도 계산할 수 있다. 이는 각 사람마다 어떠한 방식으로 체내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영양 및 식사 처방 등을 할 수 있다.

아직 이 연구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단서를 찾는 연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연구에서는 신생아의 탯줄 혈액을 통해 비만 원인을 찾는 연구도 진행됐다. 이 연구를 통해 엄마의 지방세포 조각들이 아기에게 이동해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선행 연구처럼 갓난아이에서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연구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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