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뎅기열 발생 증가… “여행 시 밝은 옷 입어야”

뎅기열을 유발할 수 있는 이집트숲모기(왼쪽)와 흰줄숲모기. [사진=질병관리청]
최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선 항공 정상화로 해외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질병관리청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국민들에게 뎅기열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려 발생한다. 3~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올해는 싱가포르에서 1만 123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285% 늘어난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1만 7497명, 베트남은 3만 6544명, 라오스는 669명, 캄보디아는 1125명, 필리핀은 2만 227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기후 변화와 국제교류 활성화 등으로 모기서식지가 확대되면서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여행 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도 뎅기열 매개모기의 일종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에 서식하고 있다. 뎅기열은 주로 이집트숲모기가 매개가 돼 발생하지만, 흰줄숲모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이 모기가 뎅기열 환자의 피를 빨아들이면 다른 모기나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뎅기열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고, 이후 매년 해외 유입 사례가 200~300건 신고되고 있다.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에서는 뎅기열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어 자체 감염 발생은 없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에는 매년 수백 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던 상황에서 2020년 43명, 2021년 3명으로 국내 환자 발생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여행 재개로 다시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뎅기열을 예방하는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보통 대증치료(겉으로 나타난 증상에 대한 처치)를 하고 수액을 보충한다. 중증에 이르면 상태가 심각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하는 사례도 있으니 중증 발현을 막기 위한 치료가 진행된다.

또, 애초에 감염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행 전에는 여행지역별로 주의해야 할 사항을 확인하고 모기기피제, 모기장, 모기향, 밝은색 긴팔 상의 및 긴 바지, 상비약 등을 준비해야 한다. 여행 중에는 모기가 많은 풀숲이나 산속을 피하고 모기는 어두운 색에 유인되니 밝은 색 옷을 입도록 한다. 숙소는 방충망이나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곳을 택하도록 한다. 여행 후 귀국하면 2주간은 의심증상이 없는지 살피고, 증상 발생 시에는 의료기관에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도록 한다. 4주간 헌혈도 금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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