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면 심장마비 위험 알 수 있다” (연구)

망막의 혈관 패턴을 읽어내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유형인지 아닌지를 판독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한 안구검사로 심장마비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망막의 혈관 패턴을 읽어내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유형인지 아닌지를 판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유전학회(ESHG)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망막에 있는 혈관의 패턴에 대한 정보와 전통적인 임상적 요인과 결합하면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만 포함한 기존 모델에 비해 심장마비 발생 가능성 예측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프랙탈 차원’이라 이름 붙인 망막 혈관 패턴을 토대로 구축한 모델이 50만 명의 의료기록과 생활습관을 축적해둔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심근경색(MI)으로 알려진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들의 망막 이미지와 일치하는지 비교했다. 또 심장마비에 걸렸던 그들의 나이, 성별, 수축기 혈압, 체질량 지수, 흡연 상태와 같은 요소까지 반영한 새로운 모델을 수립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 망막 혈관 패턴과 심근경색 사이에 공통적인 유전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장마비가 발생한 평균 연령은 60세였는데 그들의 프랙탈 차원 모델이 심장마비가 발생하기 5년 이상 전에 최고의 예측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간단한 망막 검사만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식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모든 질환이 독특한 망막 변이 프로파일을 가질 수 있기에 그들의 발견이 다른 질병에 대한 성향을 확인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든버러대의 어셔&로슬린 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이자 발표자인 아나 빌라플라나-벨라스코는 “우리 모델이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만 활용한 기존 모델보다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사람들 중 MI 위험이 높은지 낮은지를 더 잘 구별해낸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MI 발생의 유전적 성향과 관련된 점수를 추가해 모델의 개선 효과를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50세 이상에게서 개인화된 MI 위험을 수치화해 제공해주면 의사들이 담배를 끊고 정상적인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예방조치를 제안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심장재단의 의료 책임자인 닐시 사마니 경은 “이러한 진단법이 공인을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또 이러한 망막 스캔과 일상적 임상 치료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작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의 제임스 웨어 교수(유전의학)는 이번 연구가 아직 동료검토를 거치지 않았고 추상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망막이 혈관을 직접 시각화하고 평가할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혈관건강과 미래의 심장건강을 예측하기 위해 컴퓨터기술과 접목해 미묘한 혈관 특징을 감지하는 이런 연구는 유망해 보인다”는 긍정적 반응도 보였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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