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치매 위험 높인다? (연구)

학계에선 대상포진에 걸리면 치매를 겪을 위험이 커진다는 게 중론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상포진에 걸리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중론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상포진은 몸속에 잠재한 수두 바이러스가 활성화하면 발병한다. 바이러스가 몸의 신경을 따라 증식하기 때문에 몹시 아프다. 몸과 얼굴에 발진이 생겨 피부병으로 여기기 쉽지만, 신경 치료가 필요한 신경계 질환이다. 바이러스는 주로 등뼈, 뇌 신경, 목뼈, 허리뼈 등의 신경계에 침투한다. 뇌 신경에 발병하면 안면 마비, 청각 손상 등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그간 학계에선 대상포진에 걸리면 치매를 겪을 위험이 커진다는 게 중론이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로 번지면 치매 위험이 두 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진이 반론을 내놓았다. 병원 기록을 분석해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 24만여 명과 걸리지 않았던 123만여 명이 얼마나 치매에 걸리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대상포진에 걸린 후 21년 치 의료기록을 검토해 치매에 걸렸는지 살폈다. 그 결과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의 9.7%가 치매에 걸렸다. 대상포진을 앓지 않았던 사람은 그 비율이 10.3%였다.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당뇨, 암, 뇌진탕 등 치매의 기저 원인으로 지목되는 변수를 통계적으로 조정하면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오히려 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상포진 환자 가운데 치매 위험을 높이는 중추신경 감염은 0.1% 정도”라며 “고령층에게 권장하는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의료기록을 분석한 것이어서, 대상포진이든 치매든 증상이 가벼워 병원에 가지 않은  사례를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Incident Herpes Zoster and Risk of Dementia: A Population-Based Danish Cohort Study)는 《신경학(Neurology)》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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