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무시했던 20세기 대표시인 예이츠의 명언들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526호 (2022-06-13일자)

교사들이 무시했던 20세기 대표시인 예이츠의 명언들

내게 금빛 은빛으로 수놓아진
하늘의 옷감이 있다면
밤의 어두움과 낮의 밝음과 어스름한 빛으로 된
푸르고 희미하고 어두운 색의 옷감이 있다면
그 옷감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은 꿈밖에 없으니
그대 발밑에 내 꿈을 깔아드리오니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그대가 밟는 것은 내 꿈이기에.

김소월의 명시 ‘진달래꽃’에게 영향을 미친 시이죠? 오산학교에서 소월을 가르쳤던 김억이 쩍말없이 번역했고요. 1865년 오늘(6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변두리에서 이 시 ‘하늘나라의 옷감’을 지은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태어났습니다.

예이츠 가족은 두 살 때 런던으로 이사했고, 예이츠는 런던의 고돌핀 학교를 다녔지만 교사들 누구도 그의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성적표에는 “나쁘지 않은 수준, 다른 과목보다 라틴어에 능한 듯. 철자법에 매우 취약함”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수학과 언어에서 쩔쩔 맸고 음치였다고 합니다. 그는 15세 때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와서 시인으로 살기로 맹세했습니다. 그리고 런던의 교사들은 상상하지도 못했겠지만, 예이츠는 아일랜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 시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도 사랑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늘나라의 옷감’은 24세 때 만난 사회운동가 모드 곤에게 바친 시인데 예이츠는 “그녀를 만나면서 내 인생의 고뇌가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쉰 살이 넘을 때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청혼했지만 퇴짜를 맞았으며 52세 때에는 그녀를 닯은, 곤의 딸 이졸트에게까지 청혼했다가 역시 거절당했습니다. 예이츠는 몇 주 뒤 자신보다 27세 어린 조지 하이드 리스에게 청혼해서 마침내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존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사람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생각해 보라. 나의 영광은 그런 친구들 있었다는 것이다”는 예이츠의 명언을 읊어 아일랜드계인 바이든의 마음을 훔치려고 했지요. 이때 한동안 예이츠의 이름이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예이츠는 수많은 명시를 지었는데, 문학계에서 경탄하는 것은 노벨상 수상 이후에 전작을 뛰어넘는 숱한 명시가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예이츠도 독재자 무솔리니를 지지한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흠이 있지만 그렇다고 예이츠가 아일랜드의 국민시인으로 인류사에 남긴 자취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시인답게 가슴에 울리는, 많은 명언도 남겼습니다. 오늘은 예이츠의 명언을 음미하며 내 삶의 위치와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 이방인은 없다. 오로지 당신이 아직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있을 뿐이다.
○순수한 사람들과 미인들은 시간 외에 적(敵)이 없다.
○교육은 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밝히는 것이다.
○와인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현자처럼 생각하되, 보통 사람의 말로 소통하라.
○행복은 미덕도, 쾌락도,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단순히 성장이다. 우리는 성장할 때 행복하다.
○논리와 이성으로 보면 우리는 매시간 죽지만, 상상력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쇠가 뜨거워지면 단련하려고 기다리지 말고, 쇠를 쳐서 뜨거워지게 하라.
○모든 텅빈 정신은 극단의 주장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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