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 공기 전파 안 돼” 美 마스크 착용 권고 ‘삭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렸다가 삭제한 마스크 착용 권고 안내문(빨간색 칸 안의 내용)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홈페이지에 원숭이 두창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문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CDC는 지난달 21일 여행경보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여행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홈페이지의 ‘여행자 건강(Traveler’s Health)’ 섹션에는 원숭이 두창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는 안내문을 올렸다.

하지만 7일에는 원숭이 두창을 두고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마스크 착용 권장사항을 삭제했다.

원숭이 두창은 사람 간 밀접 접촉을 하거나, 설치류 등의 동물과 접촉했을 때 주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마치 코로나19처럼 공기 중 에어로졸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기 중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가 퍼질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공기 중 떠다니는 에어로졸의 형태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호흡기 분비물이 비말 형태로 퍼지면서 감염이 일어날 수는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공기 전파는 아니지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큰 사이즈의 비말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자가 재채기를 해 침방울이 튀었다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

비말뿐 아니라 확진자의 체액, 피부 병변과 직접 접촉을 했을 때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감염자가 사용한 옷이나 이불 등 사물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만약 여행지에서 여행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자리처럼 여러 사람들이 가까이 모여 있는 상황이라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상대방이 말을 하거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된 침이 나에게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밀접’의 상황은 주의가 필요하겠으나 코로나19처럼 ‘밀폐’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원숭이 두창 감염자는 현재 전 세계 1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29개국에서 101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국내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8일인 오늘부터 원숭이 두창을 법정 2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국내 병원에서 원숭이 두창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24시간 내에 환자 발생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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