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대량 백신 접종 필요 없나?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감염사례가 잇따르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바이러스 감염병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아프리카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처럼 전염성이 높지 않아 현재로선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량 백신 접종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각국의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애드리언 퓨런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소장은 “코로나19처럼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선 원숭이두창 대량 백신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해외 언론들이 보도했다.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자가 70명을 넘긴 영국은 지난 주부터 밀접 접촉자와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  등에 한해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도 밀접 접촉자와 의료진들에 대해 백신 접종을 권고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도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사람두창 백신을 비축하고 있지만, 아직 사용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아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5일 원숭이두창 관련 첫 회의를 열고 “국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관리를 강화하고 검사 체계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85%)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두창 백신 3502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에 4일 이내 노출된 경우에 한해 접종 시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최근 해외여행 증가 추세와 최장 21일이 걸리는 비교적 긴 잠복기를 감안하면 국내 유입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걸리는 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에 퍼지다가 인간에게까지 옮겨졌다.

원숭이두창은 온몸에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는 등 증상이 두창과 비슷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편이다. 감염 부위와 접촉, 체액, 침방울,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두통, 림프절 부종, 수포성 발진 등이 나타난다. 2~4주간 지속된 후 대부분 자연회복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치명률을 3~6%로 파악하고 있다.

각국 보건 전문가는 특히 성적 접촉에 의한 감염에 주목하고 있다. WHO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확산이 유럽에서 열린 동성 또는 양성애자가 참여한 대규모 파티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도 원숭이두창 자체가 성병은 아니지만 성관계, 신체 접촉 등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제니퍼 매퀴스턴 CDC 부국장은 “피부에 발진이 나타날 때가 전염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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