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는 이상이 없는데… 묘한 ‘기억 상실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거에 경험했던 사건 중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컬어 기억상실이라 한다. 이는 의학적 원인이나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과거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기존의 기억상실과는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기억증후군이다.

 

이는 캐나다의 심리학자 다니엘라 팔롬보 박사팀이 학술지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ia)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억증후군에 해당하는 환자 3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뇌 손상을 입은 적이 없고, 특별한 뇌 질환도 없다. 건강한 뇌와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증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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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이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일을 아주 세심하게 기억해내는 능력을 보인다.

 

이 연구를 주도한 다니엘라 팔롬보 박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기억증후군은 과잉기억증후군과 반대되는 증상으로 ‘자전적 기억이 심각하게 결핍된 상태’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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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발견한 3명의 환자는 각각 52세 기혼여성, 40세 싱글남성, 49세 동거남성이다. 세 명 모두 직업이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활동 역시 가능하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기억해내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처럼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들은 사회적 사건이나 기술적 습득과 관련된 기억에 있어서는 정상적인 상태를 보였다.

 

 지능, 기억력, 정신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에서는 모두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 3명 중 2명은 몇 년 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지속적인 우울증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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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들의 기억력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 위해 그들의 개인적 사건 혹은 사회적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개인적인 사건은 그들의 일기나 동거인을 상대로 조사했다.

 

또 비슷한 교육수준과 연령대의 사람 15명을 대조군으로 두어 동일한 테스트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비교해보았다. 그러자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3명의 실험참가자들이 자신의 과거 일을 훨씬 더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들의 뇌를 스캔해본 결과, 뇌 손상이나 특별한 뇌 질환이 있다는 증거는 포착되지 않았다. 단 그들이 과거의 상세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시도할 때 자전적 기억과 연관이 있는 뇌 영역 덜 활성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뇌 영역은 내측 전두엽, 설전부, 측두엽의 일부를 포함한다. 또 오른쪽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미세하게 작다는 점도 포착됐다. 연구팀은 이들이 과거 기억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차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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