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꼭 알아야 할 수치 7개는?

[박문일의 생명여행] ⑳임신부 중심 필수 건강수치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나타내는 수치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것 같다. 필자는 미국과 영국의 대학병원에서 각각 방문교수를 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진료행태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우선 그곳 의사들은 예약된 환자를 진료하기 전에 그 환자가 이전에 시행하였던 각종 검사수치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꼼꼼하게 살펴본다. 영상자료가 있다면 그 영상을 판독한 의사에게 직접 전화해 영상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난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많은 의사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외국의사들이 진료 전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의료환경이 무척 부러웠다. 그런데 더욱 비교되는 것은 외국환자들의 행태였다. 환자들도 자신의 의료기록에 포함된 각종 검사수치를 꼼꼼히 적어와서 의사와 상담하고 있었다. 자신이 그 수치에 대하여 공부를 하고 얻은 지식을 동원하여 의사와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러니 의사와 환자간에 검사수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결국 해당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치료과정도 보다 수월하게 진행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필자는 산부인과 의사이므로 임산부의 체중수치에 관심이 많다. 비만여성은 필히 비만을 교정하고 임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은 필자가 평생 주장하는 사항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우선 비만여성은 임신자체가 잘 되지 않는다. 난임을 잘 발생시키는 다낭성난소질환도 잘생긴다. 체중만 줄여도 다낭성 난소질환은 50% 이상 자연치유가 된다. 그런데 체중조절 노력보다는 손쉽게 난임크리닉을 방문해 시험관임신을 비롯한 보조생식술에 의존하는 비만여성들이 많다. 그 결과 쌍둥이 임신이 늘어난다. 비만 임신부들은 아기를 하나만 가져도 유산 및 조산율이 높다. 그런데 아기가 둘이라면 조산율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결국 조산을 하는 비만 임신부들에게 다음 임신에서는 필히 정상체중을 만들고 자연임신을 시도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돌려보내는 현실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임신 전 적절한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알려주면 처음 들어본다는 식으로 아직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필자를 쳐다보는 여성이 많다. 본인의 체중은 알아도 체질량지수가 얼마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건강수치인 체질량지수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러니 나머지 건강수치들에 대한 관심은 어떨까. 임신부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생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하여 꼭 필요한 자신의 건강수치들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그래야 가능한 오랫동안 최상의 삶의 질을 유지할수 있을 것이다. 아래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7가지 건강수치를 살펴보고 왜 이 수치를 계속 확인해야 하는지 요약해 보기로 한다.

1. 키, 체중 및 체질량 지수(BMI) 수치
가장 일반적인 건강수치이다. 욕실 체중계만 있으면 BMI를 계산할 수 있다. 체질량 지수(BMI)는 사람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이다. BMI는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및 비만과 같은 체중 범주에 대한 가장 저렴하고 쉬운 선별 방법이 된다. 일반적으로 19~25가 건강한 수치이다. BMI는 만성 질환에 대한 위험도에 대한 평가에도 이용할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낮거나 높은 BMI는 최적의 건강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신호이다. BMI는 운동선수와 보디빌더의 체지방을 과대평가하고 노인의 체지방을 과소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니 의사와 만날때 꼭 이 기본수치만이라도 알고 건강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2. 혈압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혈관 벽에 부딪히는 혈액의 힘을 측정하는 것이다.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은 120/80이 정상수치이다. 수축기 혈압은 최고 수치로서 심장이 신체의 나머지 부분으로 혈액을 펌프질하기 위해 압박할 때의 압력이 측정되는 것이다. 이완기 혈압은 가장 낮은 수치로서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들어갈 때의 혈관 압력수치이다.혈압이 너무 높게 측정되면서 관리나 치료없이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한다면 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결과이다. 그러니 가정에도 필히 혈압계를 비치해서 온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를 권한다. 혈압은 환경과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자주 변하므로 일시적으로 높은 수치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수치가 오랫동안 계속 높으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히 임신부에서는 임신의 시작에서부터 출산할 때까지 면밀하게 혈압의 변화를 살펴서 임신중독증의 발생을 낮추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3. 공복 혈당수치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은 뒤 혈액에 얼마나 많은 당이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00mg/dL 이하가 정상수치이다. 혈당은 하루 종일 변하지만 이론상 금식 후에는 상당히 낮아야 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우리 몸이 혈당수치를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며, 이 때문에 당뇨병 전단계 및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임신부라면 외국에서 임신 중 태아사망의 많은 원인이 임신성당뇨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4. 콜레스테롤은 다음 세가지 수치에 대하여 관심을 갖자.
-LDL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로도 알려져 있다. LDL이 너무 많으면 혈관을 막을 수 있는 왁스 같은 침전물인 플라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129mg/dL이하가 정상수치이다.-HDL 콜레스테롤 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한다. 그 역할은 과도한 LDL을 간으로 다시 운반하여 처리 및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HDL 수치가 낮을수록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60mg/dL 이상이 되어야 좋다.

-총 콜레스테롤 은 LDL과 HDL 콜레스테롤수치를 합한 수치이다. 높은 수치는 심장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신호이지만 LDL과 HDL 콜레스테롤로 각각 분리하여 해석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5. 허리둘레
허리둘레는 특히 배꼽 바로 위에서 시작하여 중앙에서 허리를 돌아오는 수치로 복부가 얼마나 둥근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중간 부분 주변의 지방은 다른 곳에 저장된 지방보다 더 해롭다. 왜냐하면 다른 건강수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측정치이기 때문이다. BMI와 마찬가지로 허리 둘레수치가 높으면 모든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남성은 100cm(약 39인치) 이하, 여성에서는 88cm(약 35인치) 이하로 유지하는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평가에서는 신체에 얼마나 많은 지방이 있는지 뿐만 아니라 신체의 어느 곳에 지방이 더 위치하는가도 중요하다. 허리둘레는 BMI와는 무관하게 만성 질환의 위험 요소인데, 허리 중간 부분 주변의 지방은 피하지방에 비해 상당히 해롭다. 내장 지방이면 허리둘레가 더욱 커지지 때문이다. 내장지방은 특히 간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신진대사가 많아져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과 같은 다른 건강수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염증 물질과 호르몬을 방출한다. 비만여성 임신에서 조산이 많은 것도 염증이 주요 원인이다.

6. 헤모글로빈 A1c(Hba1c)
HbA1C는 ‘당화 헤모글로빈’으로서 지난 2~3개월의 평균 혈당수치를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5.7% 이하가 정상수치이다. 헤모글로빈은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이다. 혈당은 이러한 단백질을 코팅하거나 “당화”할 수 있어서 이런 이름으로 불려진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더 높은 비율의 헤모글로빈이 코팅된다.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체가 혈당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므로 당뇨병 전단계 및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

7.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s, 중성지방)
중성지방을 콜레스테롤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방이다. 즉, 혈액에 얼마나 많은 지방이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과 함께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 수치가 높으면 동맥에 플라크가 쌓이는 동맥경화증 및 심장병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중성지방수치의 증가는 비만, 신체 활동 부족, 흡연, 과도한 알코올 섭취, 고탄수화물 식단과 같은 다양한 생활 습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7개의 가장 일반적인 건강 수치에 대하여 요약해 보았다. 7개 중 건강과 관련해서 더욱 중요한 것을 추리면 1, 2, 3, 4 항목이다. 이 밖에도 각종 검사수치들이 있지만 우선 위의 기본적인 7가지 또는 4가지 만이라도 관심을 쏟아보자. 부디 우리나라 진료실에서도 자신의 건강수치를 요약하고 공부해온 뒤 의사와 상담하는 환자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s://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