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어 미국서도 ‘원숭이 두창’ 환자 발생

원숭이 두창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설치류에게 물리거나 긁혀 감염되는 경향이 있다. [사진=Robbie Ross/게티이미지뱅크]
천연두와 동일한 계열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원숭이 두창’ 환자가 최근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서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선진국에서 이처럼 연이어 환자가 발생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여러 나라에서 잇따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세계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 감염병학과 앤 W. 리모인 교수는 USA투데이를 통해 “원숭이 두창은 보통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며 “이런 형태의 발생은 매우 드물고 예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원숭치 두창은 전염성이 있지만 코로나19보다 훨씬 전파력이 약하다. 그동안 전 세계로 확산되지도 않았고 그럴 가능성도 매우 낮은 감염병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시기에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발생하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천연두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지난 1958년 연구용 원숭이들의 거주지에서 처음 발견돼 원숭이 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람이 실질적으로 감염된 첫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했고,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감염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은 주로 쥐와 같은 설치류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며,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은 가능은 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오염된 사물을 통한 전파 역시 가능하다.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는 대체로 설치류에게 물리거나 긁혔을 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사냥을 하거나 동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도 한다.

사람 간 감염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일어난다. 에어로졸과 달리 비말은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까운 대면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고 볼 수 있다.

영국보건안보청에 따르면 최근 감염 발생 사례들은 남성들끼리 성관계를 가진 동성애자들에게서 주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체액, 침대시트 등 긴밀한 접촉을 통해 감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숭이 두창 자체가 성병은 아니다.

그렇다면 감염 시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복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 근육통, 피로,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좀 더 진행되면 얼굴, 생식기 등에 발진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수두나 천연두에서 볼 수 있는 발진과 유사하다. 발진은 아프고 가려운데 이러한 병변은 몸 전체로 번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딱지가 돼 떨어져 나간다. 단, 아프리카 지역의 감염자 10명 중 1명은 사망할 정도로 일부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선진국에서 확인된 사례들이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의 특성상 널리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감염 발생 양상은 기존에 보기 힘든 드문 현상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 변화와 동물 이주 등으로 항상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감염병이 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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