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뇌 ‘장’이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는?

장과 뇌는 연결돼 있어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여러 기분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RyanKing999/게티이미지뱅크]
장은 ‘제2의 뇌’로 불린다. 그 만큼 중요한 신체기관이며 건강 전반에 관여한다.

장은 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장과 뇌 사이에는 연결축이 있어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장의 건강 상태가 기분, 인지능력, 수면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장은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불리는 방대한 양의 미생물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체내에 사는 미생물의 총합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90%는 장에 존재한다.

각각의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지만, 우리 몸에 수십조 개가 있기 때문에 총합은 무려 체중의 1~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들은 장으로 들어온 음식을 소화시키고, 비타민을 생산하기도 하며, 해로운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결국 장내 미생물의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장도 튼튼하고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이 같은 균형이 깨지면 장이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게 된다.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심지어 우울증 등 광범위한 건강 문제가 장내 미생물 균형과 연관성을 갖는다.

면역세포의 대부분은 장에 위치한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져 해로운 미생물이 너무 많아지면 면역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내장 손상이 일어나고 염증, 알레르기 등이 발생한다. 만성 염증은 심장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장과 뇌는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정신 건강도 영향을 받는다. 뇌와 심장은 뇌간에서 복부로 이어지는 미주신경에 의해 연결돼 있고, 이 신경이 뇌와 장 사이에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심장과 뇌는 위장관에 늘어선 뉴런 네트워크인 장신경계(ENS)에 의해 연결돼 있기도 하다. 위장관에 사는 마이크로바이옴도 장과 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장과 뇌의 연결로 인해, 장의 건강은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장 건강이 나빠지면 만성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결국 정신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불안, 우울과 연관성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장 건강이 안 좋을 땐 어떤 신호들이 나타날까?

우선 항상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도 제대로 쓰이지 못한다. 에너지가 부족한 만큼 피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속쓰림,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의 증상들도 나타난다, 종종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는 음식에 대한 민감성, 위장장애,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나타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크론병처럼 보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일 수도 있으니 경고 신호들을 무시하지 말고 병원 방문을 통해 점검을 해보는 것이 좋다.

감정 변화도 체크포인트다. 누구나 일정한 감정 상태를 유지할 순 없지만 장 건강이 안 좋으면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고 감정 기복이 보다 심해질 수 있다. 장내에 염증이 생기면 마음을 안정되게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이 줄어들어 불안, 우울 등의 기분장애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매우 당연하지만 건강하게 먹는 것이 답이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영양 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반대로 가공식품 섭취는 줄이고, 항생제 사용도 가급적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도 건강한 장 환경을 만드는 조건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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