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의보! 행복 넘치면 심장 쥐어짜는 ‘상심증후군’ 위험

가족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심증후군(Broken Heart Syndrom)은 심장이 부서지거나 심장을 쥐어짜는 듯 심한 통증과 호흡 곤란 등 심근경색(심장마비)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질병이다. 타코츠보 증후군(TTS) 또는 타코츠보 심근증(심근병증)이라고도 부른다.

상심증후군은 연인, 부모, 배우자, 자녀 등 가족의 죽음, 심한 갈등과 불안∙ 공포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와 수술과 항암제 투여 등 신체적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상심증후군이 이처럼 꼭 불행한 일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며, 즐겁고 행복한 일을 겪은 뒤에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의 연구팀은 행복한 삶의 순간을 겪은 뒤 상심증후군을 앓은 일부 환자들의 임상적 사례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상심증후군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또 불행한 일을 겪은 뒤 상심증후군을 앓은 사람과 행복한 일을 겪은 뒤 상심증후군을 앓은 사람들 사이에 나타내는 증상 등에 이렇다할 차이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사람들이 결혼식, 세례식, 손자의 탄생 및 생일 파티와 같은 즐거운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상심증후군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메디컬센터 제이슨 로저스 박사(심혈관)는 “일상 생활에서 슬픔이나 기쁨을 경험하는 환자는 대부분 상심증후군을 일으키지 않으나,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극단적인 감정에 휩싸여 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심부전(JACC: Heart Failure)》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에 앞서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뒤 심근경색을 앓은 환자 485명 가운데 약 4%가 생일 파티, 결혼식, 깜짝 송별회, 좋아하는 럭비팀의 승리, 손주의 탄생 등 기쁜 일을 겪은 뒤 상심증후군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처럼 기쁘고 행복한 일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성 심근경색에 ‘행복 심장증후군’(Happy Heart Syndrom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원래의 상심증후군이나 행복심장증후군을 앓은 환자의 95%가 여성이며, 그들 가운데 대부분이 60대 후반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취리히 대학병원의 옐레나 가드리 박사(심장전문의)는 “스트레스성 심근경색이 여성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불분명하나,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한편 비교 정신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된 타코츠보(‘문어를 잡을 때 쓰는 항아리’라는 뜻) 증후군이나, 한국을 중심으로 연구된 화병(Hwabyeong) 또는 화병 증후군은 모두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다른 문화적 배경에 바탕을 둔 정신 질환이다.

상심증후군은 일본 등에서 수십년 동안 연구됐으나, 2005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서야 비로소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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