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 찾는 탐지견, 정확도 90% 이상”

개들을 훈련시키면 코로나19 감염여부를 PCR(유전자증폭)검사만큼의 정확도로 감별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는 발달된 후각으로 마약은 물론 암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개들을 훈련시키면 공항에서 입출국하는 승객의 코로나19 감염여부를 PCR(유전자증폭)검사만큼의 정확도로 감별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 지구 건강》에 게재된 핀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핀란드 헬싱키대 의학부의 아누 칸텔레 교수 연구진은 이전에 불법 약물, 위험물 또는 암을 발견하도록 훈련된 개 4마리를 몇 주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냄새를 맡도록 훈련시켰다. 저자들은 개가 1조분의 1 정도의 낮은 수준에서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데, 이는 기계식 검사법을 능가하는 정확도라고 백그라운드 노트에서 밝혔다. 개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에 감염될 경우 그 감염원의 냄새는 물론 그러한 감염으로 인해 체내의 다양한 대사과정에서 방출되는 특정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냄새를 구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연구진은 이후 4마리의 개에게 PCR 면봉 검사에서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114명(28명의 무증상자 포함)과 음성 반응을 보인 306명의 면봉 샘플의 냄새를 맡게 했다. 개들은 감염자의 92%를 찾아냈고 비감염자도 91% 확률로 구별해냈다. 무증상 양성 확진자 28명의 샘플의 경우엔 89% 확률로 탐지해 냈다.

그 뒤 연구진은 2020년 9월~2021년 4월 핀란드의 헬싱키-반타 국제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은 승객들의 냄새를 맡고 코로나19 감염자를 가려내게 했다. 개들은 PCR 음성 판정을 받은 300명 중에서 296명(99%)을 구별해냈고 PCR 양성 판정을 받은 3명을 음성으로 봤다. 추가 분석 결과 이들 3명 중 1명은 비감염자가 맞았으나 1명은 과거 감염 이력으로 인해 양성반응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았고 1명은 실제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승객의 감염률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0.5% 미만), 연구진은 개들에게 PCR 양성 판정이 나온 155명의 면봉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 결과 99% 가까이 양성으로 식별해냈다. 연구진은 이 샘플이 실제 공항검사에 포함됐을 경우를 추산한 결과 감염자 탐지에 97%, 비감염자 탐지에 99% 성공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 감염률이 40%와 1%인 두 가지 가상 시나리오에서 진성양성결과(PPV)와 진성음성결과(NPV)의 비율을 계산했다. 40%의 감염률일 경우 개들은 88%의 PPV와 94.5%의 NPV를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됐다. 이는 탐지견을 활용할 경우 탐지가능성이 90%까지 증가한다는 것을 뜻한다. 1%의 감염률일 경우엔 10% 미만의 PPV와 100% 미만의 NPV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NPV가 높게 나온 점은 PCR 면봉 검사가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탐지견을 통한 코로나19 검사가 충분히 유효하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다른 자원이 부족한 팬데믹(대유행)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팬데믹 억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칸텔레 교수는 “우리의 예비관찰에 따르면 한 종류의 바이러스 냄새를 구별하도록 훈련된 개는 몇 시간만 재교육을 받으면 그 바이러스의 변이도 추가로 구별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이에 대해서도 탐지견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gh.bmj.com/content/7/5/e008024?rss=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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