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염증 롱코비드 환자, 스테로이드 치료하면 사망위험 51%↓

코로나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롱코비드(코로나19 회복 후 긴 후유증)에 각별히 대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회복 후 긴 후유증(롱코비드)이 세계 의학계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강남성심병원이 ‘포스트 코로나19 클리닉’을 설치하는 등 롱코비드에 대처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코로나로 처음 입원했을 때 온몸에 심한 염증이 생긴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61%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코로나를 앓고 회복한 뒤에도 4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재입원한 환자에게는 항생제가 아니라 항염증 스테로이드를 처방, 치료하면 1년 내 숨질 위험을 최대 51%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염증은 감염과 싸우기 위해 진화한 신체 면역반응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전신 염증이 사망 위험을 부쩍 높인다는 점은 역설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등 일부 질병에서는 이런 면역반응이 지나치면 인체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아치 G. 매이노우스3세 교수(지역사회보건∙가정의학)는 “코로나19는 첫 급성 감염 중 염증을 일으키는 게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우 염증은 감염 부위에 집중 발생하나, 코로나의 경우 염증이 기도(숨길)와 심장 등 여러 곳에 생긴다. 뇌, 신장의 염증 수치가 높으면 조직이 손상되기 쉽다.

연구팀은 플로리다대 의료시스템 내에서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후 2020년 또는 2021년에 입원한 성인 환자 1207명에 대해 퇴원 후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전자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입원 중 전신 염증의 중증도의 측정값으로는 활성 면역세포의 신호에 대한 반응으로 간에서 분비되는 분자 ‘C-반응성 단백질(CRP)’의 혈중 농도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 입원 중 CRP의 혈중 농도는 코로나의 중증도와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CRP 농도가 59.4mg/L인 환자에게는 산소 보충이 불필요했고, 126.9 mg/L인 환자에게는 비기계적, 비침습적 인공호흡을 통한 산소의 추가 공급이 필요했다. 또 혈중 CRP 농도가 201.2 mg/L인 중증 환자에게는 인공호흡기 또는 체외막 산소공급을 통한 인공호흡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환자가 퇴원할 때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를 폭넓게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를 만성 질환으로 간주하고 뇌졸중, 뇌기능 장애, 조기 사망 위험을 막는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골다공증, 녹내장, 고혈당증, 뼈의 괴사, 성장 장애, 소화성 궤양, 부종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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