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돌연사 위험 높이는 요인 발견

영아돌연사증후군 생체지표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 1살 이하의 건강한 아기가 아무런 사전 징후나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의 생체지표(biomarker)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틸콜린에스테라아제(BChE)라고 불리는 효소 수치가 현저히 낮으면 SIDS로 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제 공개 의학저널 《e바이오의학》에 발표된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약 3400명의 아기가 SIDS로 사망한다. 하지만 어떤 아기가 SIDS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SIDS의 원인인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연구진은 2016~2020년 SIDS와 다른 알려지지 않은 원인에 의해 사망한 67명의 신생아의 혈액 샘플에서 BChE의 수치와 655명의 대조군 아기들의 혈중 수치를 측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SIDS로 죽은 아기들이 살아있는 아기들 또는 다른 원인으로 숨진 아기들보다 BChE 수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SIDS는 보통 아기가 잘 때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호흡과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조절하는 유아의 뇌 부분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BChE는 혈압과 호흡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를 구성하는 콜린계 효소다. 연구진은 BChE 검사가 미래의 SIDS 사례를 확인하고 예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신 중 흡연은 가족력, 조산 등과 함께 SIDS의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이 간접흡연과 낮은 BChE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생후 6개월 동안의 많은 다른 변화들 또한 일반적으로 이러한 효소들과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연구 책임자인 호주 웨스트미드 아동병원의 카멜 해링턴 박사는 29년 전 SIDS로 자신의 아기를 잃었다. 그는 “아기들은 불만족스러울 때 이를 알리기 위한 매우 강력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보통 수면 중 호흡곤란 등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는 상황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 운다”면서 “몇몇 아기들은 이와 같은 강력한 각성 반응을 보이지 않음을 이번 연구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BChE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SIDS를 과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이번 연구의 한계는 혈액 샘플이 2년 이상 된 것을 포함하기에 신선한 혈액에서 BChE 활동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SIDS가 생후 1년 미만의 어린이에게 적용되지만 연구진은 부검 소견보다는 검시관의 진단 결과를 이용해 1~2세 아동에 대한 데이터도 포함시킨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만 1세 이상이 숨진 경우에는 ‘원인불명어린이돌연사(SUDC)’라 하여 별도로 분류된다.

미국소아과학회(AAP) SIDS 태스크포스팀장인 레이첼 문 박사는 이 연구의 표본 크기가 작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BChE의 혈중 농도 차이는 통계적으로 달랐지만 (더 큰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되더라도) SIDS 사례와 대조군 사이의 혈중 농도가 겹쳐진 경우가 많기에 이 시점에서 혈액 검사를 통한 합리적 예측 값을 책정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국립어린이병원의 소아과전문의인 가브리나 딕슨 박사도 “조사 대상이 된 아기들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대규모 조사를 통해 추가적 입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35239642200222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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