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사람, 듣는 능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외향적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상대방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r_drewek/게티이미지뱅크]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교 기술’도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외향적인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사회성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성격과 사회 심리학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청취자로서의 기능은 오히려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잘 듣다는 게 무엇인지 정의한 학문적 합의는 아직 없다. 이에 연구팀은 감정, 인지, 행동을 기준으로 잘 듣는다는 것을 개념화했다. 감정은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거나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을 말하고, 인지는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말하며, 행동은 끄덕이거나 질문을 던지는 행위 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147명의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명씩 조를 짜서 같은 조의 사람들이 얼마나 잘 듣는지 듣기 능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리고 각 실험참가자들의 외향성과 내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도 진행됐다.

실험 결과,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듣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의 성향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처럼 평가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각 인물이 외향적 혹은 내향적이라는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어떤 인물이 더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으로 보이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여전히 외향적인 사람을 청취 능력이 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볼 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외향적인 사람들을 사교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동시에 이 사교성이 ‘일방향적’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야기를 하는 주체가 되는 것은 좋아하지만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실제로 청취 능력이 더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편견에 기인해 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또,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지점을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이 ‘경청’을 더 잘 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고객 등으로부터 더 높은 신뢰를 얻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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