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육퇴’? .. 육아 분담에 어떤 변화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육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육아 퇴근’의 줄임말로, 아이가 잠들면 그제야 육아에서 ‘해방’된다는 의미이다. 힘든 육아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육퇴’는 여성의 전유물인가? 남성은? 요즘 맞벌이가 대세인데 여성만 육아를 전담할 수는 없는 일…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 한국은 남성 육아 분담률 최하위권… 여성의 가사부담 4배

한국은 40여 국가 가운데 남성 육아 분담률이 최하위권이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이  OECD 회원국 중심 40여 나라의 남성 육아 분담률을 지난 4월 공개한 결과, 한국은 일본·폴란드와 함께 ‘최저 수준’ 3개국 중 하나였다. 한국은 여성의 가사 부담이 남성의 4배였고,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쳤다. 맞벌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여성의 육아 부담은 압도적이다. 한국은 일하는 여성을 힘들게 하는 나라인 셈이다.

◆ ‘독박 육아’ 겪은 여성들, 어떻게 둘째를…

‘육퇴’에 시달린 여성들은 둘째 아이 가지는 것에 엄두를 못 낼 것이다. 노스웨스턴대 연구팀도 남성이 육아를 거의 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둘째 아이를 낳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2021년 0.81명) 저하를 겪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여성의  ‘독박 육아’ 해결도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 남성의 가사·육아 기여도 높은 국가들… 합계출산율 한국 2배

여성이 일을 한다고 해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육아와 집안일을 덜 할수록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에서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 남성의 가사·육아 기여도가 높은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핀란드·미국 등 상위 5국은 모두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1.8명을 넘었다, 저출산 위기를 겪는 한국의 2배 수준이다.

◆ 맞벌이인데도… 여성의 육아·가사 부담 남성 2배

우리나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양성평등 실태조사’에서도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맞벌이 가정에서도 돌봄 시간은 여성(1.4시간)이 남성(0.7시간)의 2배였다. 맞벌이를 하는 데도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가사와 돌봄을 한다’는 비율이 60%를 넘었다. 남편처럼 일하고 돈을 벌어도 육아와 가사는 여성의 몫인 셈이다. 맞벌이 여성은 회사에서 퇴근하면 더 고단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엄마, 아빠 ‘공동 육퇴’가 대안… “우리 아이는 함께 돌본다”

국가 주도의 남녀 육아휴직 활성화, 육아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남성이 적극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부담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육아는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노동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 아이 먹거리와 용품 선택 등 아이의 성장에 맞춰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분담해야 한다. 남편의 진정성이 절실하다. 내가 피곤하면 아내는 더 피곤할 수 있다. 연애 시절의 애틋한 감정을 다시 살리면  ‘독박 육아’란 말은 사라질 수도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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