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슴 2백만마리도 코로나 비상…숙주 돌연변이·잠복 공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흰꼬리사슴.

 

미국에 이어 영국의 야생 사슴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비상이 걸렸다.

영국 동식물보건국(APHA)은 최근 야생 사슴 200만 마리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일간 메트로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작업은 미국의 야생 사슴 가운데 80%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1월~2021년 1월 아이오와주 흰꼬리사슴 97마리의 림프샘 검체를 검사한 결과 약 83%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미국 두 나라가 이처럼 야생 사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바짝 신경을 쓰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숙주인 사슴 몸 안에 숨어 있다가 사람에게 확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물 종 사이에 쉽게 퍼져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속속 찾아내고 있다.

캐나다에선 사슴에서 사람으로 옮겨간 첫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엇인지까지 발견했다.

별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바이러스는 미국의 흰꼬리사슴 사이에서 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검사에서는 흰꼬리사슴 중 최대 약 40%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게놈 시퀀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감염될 때 사슴으로 퍼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숙주 사이에서 계속 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사슴 사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순환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 없다.

영국 동식물보건국은 지난해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사슴 외에도 여우, 밍크, 오소리, 박쥐 등 동물 집단의 감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영국 교외를 떠도는 야생 사슴은 200만 마리로 추산된다. 이는 10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월 발표된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변의 사슴에 대한 초기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매우 다양한’ 계보의 바이러스가 순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이러스 균주는 76개의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었고, 이들이 사람에게 퍼졌을 수도 있는 것으로 게놈 시퀀싱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사슴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통증 등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나, 이 바이러스의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어 문제라고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이 사람에게 감염되기 전에 어떤 동물 숙주(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마도 생쥐)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 경우 사냥꾼들의 미끼 오염,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쓰고 버린 마스크 등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슴 감염 경로로 꼽히고 있다.

과학자들은 영국에서는 사람과 사슴의 접촉이 미국보다 훨씬 더 적지만, 일단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가축 등 다른 동물에게 감염될 위험이 적지 않다고 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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