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력에 좋은 적정 수면 시간은?

7시간을 중심으로 1시간씩 멀어질 때마다 정신건강이 악화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년에서 노년기 정신건강에 딱 좋은 수면시간은 7시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된 중국 푸단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 바이오뱅크에 있는 38세~73세 거의 50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너무 적게 자는 것이 불안과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건강과 인지력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잠을 잘 때는 중단없이 한꺼번에 몰아서 자는 것이 좋다는 것도 발견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케임브리지대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정신의학)는 “7시간을 중심으로 1시간씩 멀어질 때마다 정신건강이 악화됐다”면서 “수면 중에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이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는 숙면을 취하는 것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중요해진다면서 “운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충분한 수면과 인지력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가능한 원인으로 서파(slow wave)의 교란과 관계됐을 수 있다. 우리의 뇌파는 파장이 긴 순서대로 델타, 세타, 알파, 베타, 감마 5개로 구별된다. 이중 깊은 잠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뇌파인 델타파와 세타파는 파장이 길고 느리다고 서파로 분류한다. 이 서파는 기억력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서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기억력 통합에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깊은 잠의 부족은 뇌가 독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거의 4만 명에 가까운 참가자의 뇌 영상과 유전자 데이터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뇌 부위는 뇌의 기억 중심인 해마가 있는 부위이며, 수면시간이 너무 많거나 너무 작으면 뇌용량이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룻밤에 7시간 잠을 잔 사람은 처리 속도, 시각적 주의력,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인지테스트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진 못했다. 수면과 일부 뇌 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복잡하다. 예를 들어, 비정상적인 수면 패턴과 불면증은 치매에 걸린 사람에게 흔한 증상이다.

연구진은 왜 침대에서 8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를 똑 부러지게 설명하지 못했다. 한 가지 가설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고 방해를 받는 사람이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에 더 오래 잠을 자거나, 자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더 오래 자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사하키안 교수는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푸단대의 펑지안펑 교수는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은 수면이 인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개개인을 관찰한 분석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이 잠을 잘 못 자는 이유는 복합적 원인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의 유전적 구성과 뇌의 구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3587-022-00210-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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