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도, 물고기도 사람 얼굴 알아본다”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줘본 경험이 있다 해도 비둘기가 개나 고양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예상 외로 비둘기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동물이다. 물고기도 사람의 얼굴을 알아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둘기를 내쫓거나 먹이를 던져준다면 이 비둘기는 이 같은 행동을 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한다. 이 사람이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해도 이에 속지 않을 만큼 사람의 얼굴을 잘 인식한다는 게 프랑스 파리대학교의 지난 연구결과다. 개나 말처럼 인간과 친밀도가 높은 동물이 아니더라도 이처럼 사람의 얼굴 인식하는 종이 있다는 것이다.

 

 

 

얼굴을 인식하는 일은 상당히 복잡하고 다면적인 기술을 요한다. 여기엔 유전적이고 성격적인 요인들이 더불어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동물의 얼굴 인식 능력을 연구하면 인간의 뇌 연구에도 보다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과학자들의 입장이다.

 

그래서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 역시 사람의 얼굴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입에서 물을 발사하는 독특한 습성을 가진 물총고기를 대상으로 했다. 물총고기는 자신이 타깃으로 삼은 곳에 물을 쏘아 먹잇감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사냥한다.

 

 

 

연구팀은 물총고기들이 특정한 얼굴이 있는 방향으로 물을 쏘도록 훈련을 시켰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물을 쐈을 때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훈련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얼굴 중 하나를 선택하는 훈련을 받았다. 그 다음에는 8명, 나중에는 무려 44명의 얼굴 중 하나를 선택하는 훈련까지 받았다. 그리고 결과는 놀랍게도 무려 65~80%에 달하는 성공률을 보였다.

 

물고기마다 학습 기간에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연구팀의 의도적인 전략 탓이다. 연구팀은 일부 물고기들에게는 눈, 코, 입을 포함한 얼굴 전체를 학습하도록 한 반면, 또 다른 물고기들에게는 얼굴의 특정 부위만 학습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얼굴 전체를 학습한 물고기들이 좀 더 빠른 시간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는 능력을 보였다.

 

 

 

사람의 뇌에는 얼굴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신피질 내에 위치한 ‘방추상회’라는 영역이 있다. 사람처럼 얼굴을 분별할 수 있는 다른 동물들 역시 신피질 부위를 가지고 있다. 또 이들은 대부분 인간이 사육하는 종이라는 점에서 진화과정에서 자신을 돌봐주는 주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도록 진화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물총고기는 이와 같은 뇌 구조가 없다. 또 그들을 돌봐주고 먹이를 주는 인간을 분별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에서도 기존 동물들과 차이가 있다. 얼굴을 인식하는 이 같은 변별 지점을 좀 더 상세히 연구하면 얼굴 인식 능력에 대한 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란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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