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총기 폭력(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총기 폭력이 19세 이하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2020년 1~19세 사이의 미국 젊은이 4357명, 즉 10만 명 중 약 6명이 총기 관련 부상으로 사망했다. 이는 자동차 사고(3913명), 질식(1411명), 익사(966명)로 인한 사망자를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연령대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2016년 2위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급격하게 증가해 다른 모든 원인을 앞질렀다”고 말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모든 연령대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4만5000명 이상을 차지해 이 또한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총기 사망자는 거의 모든 인종 및 민족 집단에서 발생했지만 흑인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1~19세의 흑인 젊은이 10만 명 당 15명 이상이 총기로 인해 사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살인은 총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으며 자살과 우발적인 총격 사건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의 제이슨 골드스틱 박사는 “우리는 막을 수 있는 죽음으로부터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조치 때문에 자동차가 증가한 요즘에 오히려 차량 충돌을 줄였던 것처럼 총기 부상 비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총기 소유가 증가해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1년 4월 사이에 500만 명 이상의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새로 총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망자 관련 자료는 총기 부상으로 숨진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10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총기 폭력 전체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총기 폭력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총기 규제 옹호 시민단체인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의 사라 버드-샤프 선임 연구 책임자는 “총기 폭력의 영향은 총에 맞은 아이를 훨씬 넘어서 파급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팬데믹 기간 동안 총기 판매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하루 평균 한 명의 어린이가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총에 접근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총기 소유자가 확실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탄약과 총기를 별도로 보관하는 것 외에 특정 지문을 가진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생체 인식 총을 개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보고(Current Causes of Death in Children and Adolescents in the United States)는 ‘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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