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등 각종 암 재발위험, AI로 알아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폐암 등 각종 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정확하게 조기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개발됐다.

영국의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등 공동 연구팀은 AI의 일종인 기계학습을 이용해 암 환자가 치료를 받은 뒤 종양이 다시 자랄 가능성을 종전보다 더 일찍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가이언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런던 암연구소(ICR), 영국 로얄 마스덴 NHS 재단(Royal Marsden NHS Foundation Trust)도 참가했다.

연구팀은 “최근 치료법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암이 재발할 위험은 여전하다. 따라서 AI를 이용해 암의 재발 가능성을 종전보다 더 빠르게, 더 정확히 예측하는 도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암 치료 후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암이 재발할 경우 신속히 조치를 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의료진은 원래 종양의 양과 확산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해 환자의 미래를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의 영국 로얄 마스덴 NHS 재단의 리처드 리 박사(호흡기의학, 조기진단)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재발하는 암의 재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암 재발에 대한 많은 환자의 두려움을 누그러뜨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옥타퍼스(OCTAPUS)-AI 연구의 수석연구원이기도 하다.

AI를 이용한 암 재발 예측모델은 재발할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신속히 재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위험이 낮은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추적검사(MRI 방사선 노출 등) 및 병원 방문의 횟수를 크게 줄여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해 이를 방사선 요법 후 재발 위험이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암 재발 위험을 조기에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계학습은 소프트웨어가 결과를 자동 예측할 수 있게 하는 AI의 한 형태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영국 암 사망의 21%를 차지한다. 또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6%는 재발된다.

연구팀은 영국 병원 5곳에서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657명의 임상 데이터, 다양한 예후 요인에 대한 데이터 등을 이용해 암 환자의 재발 가능성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데이터에는 환자의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흡연 상태, 방사선 치료 강도, 종양 특성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AI 모델을 이용해 환자들을 암이 재발할 위험이 낮은 경우, 재발할 위험이 높은 경우, 암 재발까지의 기간, 치료 후 전체 생존 기간(OS, Overal Survival) 2년 등으로 분류했다. 이 도구는 전통적인 방법보다 결과를 예측하는 데 훨씬 더 정확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임페이얼 칼리지 런던의 수미트 힌도차 박사(인공지능)는 “현재 영국에서 방사선 치료 후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추적관찰에 일정한 틀이 없으며, 이는 추적관찰의 유형과 빈도가 제각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AI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의 의료 데이터와 함께 사용하는 게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힌도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암 환자들의 치료 후 추적관찰을 안내하는 도구로 널리 활용하는 데 필요한 흥미로운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랜싯(The Lancet)≫의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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