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2.12.1, 우세종 되나…“면역 방어막 쉽게 돌파”

BA.2의 또 다른 계열이 다시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은 지난 1월 두 달 만에 델타를 제치고 세계적 우세종이 됐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사촌인 BA.2가 두 달 만인 지난 3월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다. BA.2는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코로나19바이러스(SARS-CoV-2) 변이로 꼽힌다. 하지만 BA.2의 또 다른 계열이 다시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를 추적해온 학자들은 지금까지 BA.2에서 파생된 21개의 바이러스 후손을 발견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발생한 열패자로 밝혀졌다. 하지만 2개의 서브라인인 BA.2.12.1과 BA.2.12는 미국 뉴욕주 중심부의 코로나19 사례와 입원의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BA.2.12.1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BA.2를 앞지를 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BA.2.12.1이 지난주 미국에서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의 19%를 유발했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전주의 추정치 11%와 그 전주의 7%에서 증가한 것이다. 워싱턴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역학자이자 유전학자인 트레버 베드포드 교수에 따르면 BA.2.12.1이 BA.2를 앞지르는 속도는 BA.2가 사촌 BA.1을 앞질렀을 때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BA.2는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기반을 많이 상실했다. CDC 자료에 따르면 BA.2는 지난주 코로나19 사례의 74%를 유발했는데 이는 그 전주의 76%에서 감소한 것이다. BA.2와 BA.2.12.1은 지난 주 미국에서 발생한 새로운 코로나19 사례의 약 93%를 차지했다. 크리스텐 노드런드 CDC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BA.2.12.1은 다른 BA.2 서브라인에 비해 미국에서 비율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특히 뉴욕과 뉴저지가 포함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 주 뉴욕주 보건부는 새로운 서브라인들이 BA.2보다 약 25% 더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특히 주 중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와 입원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BA.2 서브라인들이 L452Q와 S704L로 불리는 주요 위치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조각 교환이 발생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델타 변이도 452 지점에서 교환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인간세포의 ACE2 수용체에 바이러스가 더 단단히 결합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앤디 페코즈 교수는 “이러한 돌연변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더 빨리 들어오게 하고 또한 백신이나 감염에서 발생하는 항체 반응을 피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정말로 알지 못하는 것은 그러한 돌연변이가 얼마나 더 확산을 낳고 질병의 심각성을 증가시킬 것이냐”라며 “이를 알아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점도 우려할 만하다. 새로운 서브라인들이 우리의 면역 방어망을 잘 돌파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컬럼비아대 의학센터의 의사이자 연구원인 다니엘 그리핀 박사는 “뉴욕의 대다수의 사람은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감염되었거나, 둘 다였음에도 재감염의 증가를 보고 있다”면서 “이는 면역 회피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2개의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와 BA.5는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독일, 덴마크를 포함한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낮은 수준이지만 유행을 시작했다. 이들 하위변이도 452 지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미국 헬릭스연구소의 생물정보학 및 전염병 담당 부책임자인 시시 루오 박사는 “바이러스가 더 전염 가능한 돌연변이를 선택할 수 있는 SARS-CoV-2 진화 체제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변이에서만 벌써 3번째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공중위생을 위해 무엇을 의미할지는 여전히 매우 미결된 문제이다. 루오 박사는 “코로나19 백신이 BA.2 서브라인을 얼마나 잘 방어할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BA.2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입원이나 사망에 대한 보호가 유지되리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해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 아변이들이 코로나19 입원을 부추기지는 않고 있기에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하더라도 입원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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