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르몬 결핍, ‘오십견’ 부른다? (연구)

중년에 찾아오는 ‘오십견’의 하나로 알려진 회전근개 파열이 성호르몬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 성호르몬제 보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미국정형외과협회(AOA) 공식 학술지인 《골관절수술저널》에 발표된 유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웹진 ‘헬스 데이’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은 여성의 회전근개 파열의 확률이 정상 에스트로겐 수치를 가진 여성에 비해 48%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의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은 89% 더 높았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유타대 피터 찰머스 교수(정형외과)는 “오래 전부터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골다공증이나 뼈가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뼈가 약해질수록 힘줄뼈의 부착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게 기본적으로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관찰적인 연구이기에 낮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회전근개 파열을 가져온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지만 그 둘이 연관돼 있다는 것은 보여준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설명은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만드는 단백동화스테로이드이다. 근육이 형성될 때 근육에 의해 증가된 힘을 보상하기 위해 힘줄도 함께 형성되어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면 힘줄이 더 이상 그 신호를 받지 못하여 부착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호르몬 결핍은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회복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수치는 다시 높일 수 있기에 이런 위험은 예방될 수 있다. 그러나 찰머스 교수는 “아직 이를 추천할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그것이 적절한지를 결정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를 할 것이며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개는 위어깨뼈(상완골)를 견갑골에 부착시켜주는 4개의 힘줄 조합을 말한다. 이들 힘줄 중 하나 이상이 찢어지면 힘줄이 더 이상 상완골의 머리에 완전히 붙지 않아 통증이 생긴다. 회전근개 파열은 흔하다. 미국정형외과의사학회(AAO)에 따르면 매년 거의 200만 명의 미국인이 회전근개 문제로 의사를 찾는다.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외과수술을 받아야 한다.

찰머스 교수 연구진은 2008년~2017년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을 받은 평균 연령 54세인 남녀 23만 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추출했다. 그리고 수술을 받지 않은 비슷한 사람들과 매치시켰다. 조사 결과 수술을 받은 사람 중 여성은 27%가 에스트로겐이 부족했고, 남성은 7%가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했다. 수술 받지 않은 사람 중에선 에스트로겐 부족 여성이 20%, 테스토스테론 부족 남성은 4%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런 연관성을 재확인하기 위해 다시 재향군인회 가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에스트로겐 결핍을 가진 여성과 테스토스테론 결핍을 가진 남성의 경우 회전근개 파열 치료를 받을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찰머스 교수는 “이 논문은 이러한 힘줄 파열의 기원이 신진대사라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한다”며 “따라서 근본적으로 신진대사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성호르몬 결핍이 전반적인 건강에 나쁘고 심지어 어깨까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헌팅턴병원의 랜디 콘 정형외과 과장은 “우리는 골다공증과 고관절골절의 경우 에스트로겐 결핍이 뼈의 광물화를 일으키고 후속 골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근육을 성장시키고 치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찰머스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 방지를 위해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증한다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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