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심장 건강 예측한다 (연구)

목소리가 파킨슨병,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목소리가 파킨슨병,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 심장전문의로 구성된 연구진은 1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그들의 연구에서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이 녹음된 환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관상동맥질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를 지난 달 열린 ≪미국심장학회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음성 샘플 1만 개를 컴퓨터에 입력한 후 이를 통해 컴퓨터가 사람이 귀로는 잡아낼 수 없는 아주 미묘한 주파수, 높낮이, 소리 크기, 표현의 변화와 같이 환자의 목소리에서 감지되는 80가지의 특징에서 문제를 감지하도록 학습시켰다.

연구에 참가한 환자 108명은 미리 준비한 텍스트를 읽고 목소리를 녹음했다. 환자들은 모두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았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들의 음성 녹음을 분석한 결과, 심장질환에 대해 위험이 낮다고 판단된 환자에 비해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된 환자는 혈관 조영술을 통해서도 심장 문제를 경험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년 동안 높은 위험 판단을 받았던 환자 중 거의 60%가 가슴통증이나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다. 위험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환자의 경우 그 비율은 30%였다.

연구진은 특정 목소리의 특징이 심장질환 위험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자율신경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자율신경계는 심박수나 언어 등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조절하는 부분인데, 동일한 시스템이 이 두 기능을 제어하기 때문에 심장에 문제가 있으면 말을 통해 미묘한 파장(ripples)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유사한 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치매의 초기 징후를 잡아내기 위해 암스테르담 알츠하이머 센터(Alzheimer Centre Amsterdam)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노인들이 스마트폰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내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분석을 한다. 알고리즘을 통해 단순한 동사만을 사용한다든가 발음을 약간 틀리게 한다든가 하는 등 치매의 초기 지표가 될 수 있는 미묘한 말의 변화를 포착한다.

이탈리아에서도 파킨슨병을 감지하기 위해 음성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 2월 아직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컴퓨터 알고리즘이 병을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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