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까지 최소 1년” 군발두통, 우울증과 자살충동 동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30대 젊은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군발두통 진단이 늦어질 경우 우울증과 자살충동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군발두통 환자들은 보통 수개월 동안 두통 발작이 거의 매일 발생하는 군발기를 1~2년 주기로 경험하게 된다. 두통 발작이 발생하는 군발기 동안에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두통 관련 장애를 경험한다. 군발두통은 여느 두통과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편측으로만 통증과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며 눈물, 눈 충혈, 코막힘, 콧물, 안면 부종 등이 동반된다. 두통은 보통 3시간까지 지속되고 하루 8회까지 발생한다. 야간발작을 포함하는 특정 시간대에 두통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분당제생병원 김병수 과장(제1 저자)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교신 저자) 등으로 구성된 다기관 공동연구팀 ‘한국 군발두통 레지스트리’는 2016년 9월~2020년 12월 15개 대학병원에서 군발두통 환자 445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군발두통의 진단 지연과 예측인자에 관한 연구 결과(연구 제목: Diagnostic Delay and Its Predictors in Cluster Headache)’ 제목으로 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군발두통 발병 후 첫 진단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7년이었다. 전체 환자 중 69%가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36%는 7년 이상이 걸렸다. 특히 군발두통이 젊은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경우 진단을 받기까지 기간이 길어질 수 있었다. 특히 19세 이하 청소년 시기에 발병한 경우 90% 이상이 1년 이상 진단 지연을 경험했다. 반면 40세 이상 환자가 진단 지연을 경험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군발두통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 환자들에게 우울증이 동반되는 사례가 증가했고 특히 진단 지연 기간이 7~10년인 환자군에서는 자살 충동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3%까지 증가했다. 이는 군발두통이 단순 통증 질환이 아니라 뇌질환의 일종으로 두통발생과 정서조절에 관련된 신경생물학과 신경해부학적 공통점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군발두통 치료는 군발기 동안 두통 발작 빈도를 줄이고 두통 발작 강도를 완화하는 예방치료와 두통발작 자체를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로 구성된다. 예방치료에는 후두부 신경차단 주사, 스테로이드제제 투약, 리튬 및 베라파밀 같은 경구 약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분당제생병원 신경과 김병수 과장은 “최근 갈카네주맙이라는 항CGRP항체 주사 치료가 편두통에 이어 군발두통 임상시험에서도 예방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군발두통 발작이 발생하면 고 유량 산소마스크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병원 외부에서 개인차원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발두통 예방치료와 병행하는 경우 트립탄 제제도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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