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자랐다…코로나에 원형탈모까지 개선하는 약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이 원형 탈모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원형 탈모증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이 멀쩡한 모낭을 공격하고 파괴해 머리카락이 빠지도록 만드는 탈모증이다.

윌 스미스의 아내이자 배우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원형 탈모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최근 화제가 됐는데, 전 세계적으로 1억 4700만 명이 이 탈모증을 겪고 있을 만큼 흔하게 발생하는 탈모증이다.

문제는 아직 원형 탈모증을 낫게 하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가벼운 수준의 원형 탈모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개선되기도 한다. 하지만 개선이 잘 안 될 때는 약물치료를 하는데, 국소도포제형 미녹시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정도가 쓰이고 있다.

최근 임상 3상을 통해 원형 탈모증 치료에 효과를 보인 새로운 치료 방법도 등장했다. 바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바리시티닙(baricitinib)’이다.

바리시티닙은 최근 영국이 진행한 대규모 임상에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들의 사망 위험을 13%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 약이기도 하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물 조합을 통해 코로나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한 것.

미국 예일대 의대가 원형 탈모증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임상에서는 바리시티닙이 머리카락을 다시 자라게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3명 중 1명의 두피에서 다시 머리카락이 자란 것.

36주간 매일 2~4mg의 바리시티닙을 제공한 그룹과 위약 그룹을 비교한 결과다. 탈모 정도를 0~100점으로 매겼을 때 실험참가자들은 전원 50점 이상에 해당할 정도의 심각한 탈모증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4mg의 바리시티닙을 받은 그룹은 20점 이하로 점수가 내려갈 정도로 탈모 상태가 개선됐다.

바리시티닙은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로, 염증 및 면역반응과 연관이 있는 효소의 활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바리시티닙이 면역세포와 모낭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해 모낭이 면역세포의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원래 하던 일을 하면서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것으로 보았다.

바리시티닙 사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여드름, 크레아틴키나제 수치 상승, 저밀도 및 고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이었다. 연구팀은 임상 과정에서 실험참가자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보다 개선된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고, 연구 설계는 연구를 후원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진행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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