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는 나, 불면증 문제가 아니라면?

하지불안증후군은 만성수면장애를 동반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 수면장애에 불면증, 여기에 주의산만한 점까지 겹쳐 있다면, 단순히 잠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종아리에 불편함과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리를 주물러야 하거나 종아리를 가볍게 때려야 겨우 잠이 드는 것, 특히 저녁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주의산만하다면 잠이나 집중력 문제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김하욤 교수에 따르면 움직이지 않고 정적인 상태에서 사지에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고 자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면서 움직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된다면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해당 증상이 낮보다 주로 밤에 더 심해진다.

하지불안은 신경질환으로 알려졌다. 이에 만성 수면장애를 동반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잠들기 전 감각운동성 증상뿐만 아니라 각성상태가 늘어나기도 하고, 수면 중에도 주기적 사지 움직임(periodic limb movements of sleep, PLMS)이 나타나 불면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하지불안증후군은 너무 오래 기다릴 때나 앉아 있을 때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안절부절 불안한 모습과는 다르다. 최소 한쪽 다리 일부가 포함된 신체 특정 부위들을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이상한 감각으로 집중돼 느껴진다고 볼 수 있다. ▲양쪽 다리, 특히 종아리 부근의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한 느낌 ▲다리에 설명하기 힘든 불편한 감각 증상(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스물거림, 안에서 터질 것 같은 느낌, 옥죄는 느낌, 전기가 흐르듯 저릿저릿한 증상이나 불편한 느낌) ▲휴식 중 또는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움직이거나 활동 또는 주물러주면 증상이 사라지거나 호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 외에도 팔이나 기타 신체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고, 중증도 이상의 증상이 있는 환자의 약 50%는 팔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움직이고 싶은 충동 때문에 잠들기 힘들어지고 수면 도중에도 자주 깬다. 이를 방치하면 수면부족이 동반돼 온종일 피곤함을 느끼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80% 이상은 주기성 사지운동증 즉, 수면 중 자면서 다리를 떤다거나, 갑작스레 움찔거리는 증상이 동반돼 나타나고 나이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다. 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대부분 중년 이후이며 여성이 더 많다.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증상이 악화된다.

해외에서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하지불안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15%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의사와 환자 모두 질환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초기 진단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력이 나타나는 경우는 20~60%로 알려져 있고, 가장 중요한 원인은 뇌 도파민 결핍이다. 뇌 도파민 결핍은 여러 신경 전달물질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차적 원인으로는 철분 결핍성 빈혈, 콩팥 기능 저하, 알코올 중독이 지목된다. 이외에도 피로하거나, 카페인 음료 섭취, 온도가 높거나 추운 곳에 오래 노출될 때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초기에 허리 디스크, 말초혈액순환장애, 불면증 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 소아의 경우 성장통이나 주의력결핍장애로 오해받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 성장통으로 넘겼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소아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불편한 감각증상을 주로 보이는 다른 질환과 명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의 4가지 특징에는 ▲다리의 불쾌한 감각과 함께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든다 ▲불쾌한 감각 혹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가만히 있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불쾌한 감각과 욕구가 줄어든다 ▲증상이 저녁이나 야간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있다.

치료는 증상의 경증을 파악해 치료 방침을 정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밤에 가끔 나타난다면 비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김하욤 교수는 “비약물치료로는 수면 전 발 및 다리 마사지, 족욕, 걷기‧스트레칭‧체조 등 가벼운 운동이 효과가 있다”면서 “좀 더 심하면 하지불안증후군 전문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제제를 투여해 철분을 보충한다. 도파민 제제는 가장 기본적인 약물 치료법으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개선에 신속하고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데 대부분 1~2주 이내에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약의 용량은 파킨슨병에 사용하는 용량의 1/4~1/2 정도로 소량으로도 잘 조절되지만, 장기간 도파민제제를 복용하면 약물 합병증이 발생하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적절히 처방받는 것이 좋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수면 전 술, 담배, 커피 등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김성은 기자 sekim@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s://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