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버섯’은 어떻게 우울증을 물리칠까? (연구)

마법버섯의 추출성분인 실로사이빈(psilocybin)이 우리 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원리가 규명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각광받는 멕시코산 환각버섯, 일명 마법버섯의 추출성분인 실로사이빈(psilocybin)이 우리 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원리가 규명됐다. 우울증에 걸리면 뇌가 활동 패턴이 경직되고 제한되는데 실로사이빈이 그러한 뇌를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신경세포 간 연결성을 강화시켜준다는 것. 최근《네이처 의학》에 발표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LSD, 엑스터시, 환각버섯과 같은 향정신성약물이 다양한 정신건강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성분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그와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ICL 왕립정신과학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너트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이를 밝혀 내기 위해 이 센터에서 치료중인 우울증 환자 60여명의 동의를 얻어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그들의 기능성자기공명장치(fMRI)로 뇌 상태를 촬영한 뒤 무작위로 선정해 실로사이빈을 투약한 그룹과 전통적 항우울제인 에스시탈로프람을 투약한 그룹의 뇌상태를 3주 후에 비교했다.

에스시탈로프람 투약그룹은 우울증 증상이 약간 호전됐으나 뇌의 특정 영역 내에서 신경 활동이 제한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는 우울증 환자들의 전형적 뇌 상태로 비관주의와 절망의 부정적 악순환에 갇힌 경직된 사고 패턴을 반영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실로사이빈 투약그룹은 그들의 우울증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3주 후 그들의 뇌는 신경활동이 활발해지고 연결성이 좋아졌다. 여러 가지 감정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정상적 뇌 활동에 가까워졌다는 것.

너트 소장은 “실로사이빈이 기존의 항우울제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해 뇌를 더 유연하고 유동적으로 만들고, 우울증과 관련된 부정적이고 경직된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초기 예측을 뒷받침하는 결과이자 실로사이빈이 우울증 치료에 대한 진정한 대안적 접근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의 로빈 카하트-해리스 교수는 “실로사이빈의 효과는 전통적인 항우울제와 다르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저자인 리차드 다우스 ICL교수는 “실로사이빈은 여러분이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법이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환각버섯이나 실로사이빈을 바로 복용하는 것은 기대했던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며 반드시 의료진의 전문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2-01769-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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