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장관 후보에 대한 기대감 vs. 우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종로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있는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정호영 경북대병원 교수를 지명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표하는 상반된 목소리가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국에서 보건 전문가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반응들이 우선 존재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정국에서 의사 출신인 정진엽 부민병원 의료원장(당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이 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된 선례가 있기 때문.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훨씬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새 정부가 의료계 인물을 지명한 것은 의당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코로나 사태가 아직 엔데믹에 이르지 않은 만큼, 코로나 시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잘 견인할 감염병 컨트롤타워 수장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기 때문.

의료계에서도 의사 출신 복지부장관 후보 지명에 반가움을 표하는 반응들이 감지된다. 의료계는 현 방역당국이 코로나 시국에서 의료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의료대란 등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어 의료인과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복지부장관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정호영 후보자는 지난 2020년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범유행할 당시 경북대병원장으로 활약했다. 응급실로 확진자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경증과 중증 환자를 분리하고 경증 환자만 따로 관리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국 최초의 코로나19 생치센터가 개소돼 의료대란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선봉장 역할을 한 셈.

정 후보자는 대표적인 기피과 중 하나인 외과 전공이라는 점도 의료계에 고착화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인다. 인기과(피·안·성·정·재·영)와 기피과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사명감으로 코로나 시국을 버텨온 의료인과 의료환경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새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복지가 아닌 보건 분야 전문가를 장관 후보로 지명한 점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자는 하마평에 거론되지 않은 예상 밖 인물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더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는 정 후보자가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넘어야 할 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송곳검증을 위해 적용하는 ‘7대 검증 기준(병역면탈, 불법재산증식, 세금탈루, 위장 전입, 연구 부정행위, 성범죄, 음주운전 등)’과 함께 복지 분야에서의 역량을 검증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과거 언론에 기고한 글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12년 10월 29일 매일신문에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라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게재한 것이 논란이 됐다. 해당 칼럼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인구절벽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였다는 평과 결혼·출산을 하기 어려운 젊은층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경솔한 표현이었다는 평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해당 칼럼에 대해 “외과 교수로서 저출산 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개진한 여러 의견 중 하나”였다고 해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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