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심한 건망증.. 뜻밖의 질병이 원인

방송인 박소현 [사진 = 채널A ]

나이 들어 심각한 건망증을 겪는 경우가 있다. 물건 둔 곳을 자주 깜박하는 것은 오히려 가벼운 증상이다. 예전에 식사까지 하며 얘기를 나눈 사람을 시간이 지나면 전혀 기억 못한다. 상대방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본인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 52세 방송인 박소현 “자주 봤던 사람 못 알아봐 큰 스트레스”

방송인 박소현이 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자주 만났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심각한 건망증 증상을 호소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자주 발생하다보니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고충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일종의 안면인식장애 증상이라는 것이다.

박소현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진행했다. 제작진이 몇 년 주기로 바뀌는데 3번을 담당한 PD를 못 알아봤다. 매일 보는데도 몇 년이 지나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는 3년 동안이나 고정 게스트로 나왔던 방송인 박나래의 출연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박소현은 방송 진행 중에는 건망증 문제가 거의 없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다. 그는 “(기억을 못해서) 실수하는 게 너무 두렵다. 실수를 안 하려고 사람을 안 만난다. 그러다 보니 소통이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 아이도 아닌데… 중년이 ADHD?

박소현의 말을 경청한 오은영 박사(정신과 전문의)는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을 못하는 것”이라며 “안면실인증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박소현에게 ‘조용한’ ADHD 진단을 내렸다.

오 박사는 “행동에 문제가 없는 주의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 본인이 집중할 때와 아닐 때의 정보 저장의 차이가 큰 것”이라고 했다. 이어 “머리가 나쁜 것도, 기억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긴장해서 기억하지만 평소 편안한 상태에서는 주의 집중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는 “약물 치료든 비약물 치료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오은영 정신과 전문의 [사진 = 채널A ]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어른도 겪는다

박소현의 증상과 별도로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토대로 일반적인 ADHD에 대해 알아보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아이만의 병이 아니다. 성인도 겪을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을 포함한 뇌의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으면 일부 부모는 “내가 잘 돌보지 못한 탓”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ADHD는 양육, 교육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유전성이나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전두엽 발달 등과 관련된 뇌의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더 결정적일 수 있다.

◆ 산만함, 과잉행동만?… 기억력 저하도 일으킬 수 있어

흔히 ADHD는 주의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집중력이나 뇌의 인지조절 네트워크의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성인들은 주로 이런 인지 기능 어려움을 더 겪을 수 있다. 뇌의 전두엽은 충동을 조절하고 주의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DHD 환자의 경우 전두엽과 연결된 인지조절 기능이 떨어져 기억력,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도파민 신경회로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다. ADHD 치료제는 대개 도파민의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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