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숭숭 ‘골다공증’ 무서운 병인데…국민 인식 턱없이 부족

[사진=ING alternative/게티이미지뱅크]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매우 위험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병으로 인식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골다공증’과 ‘골절’이다.

국민들은 골다공증을 심각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부는 다른 만성질환 대비 의료비 지원을 약하게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정부에게는 급여 확대 등에 대한 타진이 필요한 상황.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말한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을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한다. 특히 넓적다리 부위에 골절이 일어나는 ‘고관절 골절’은 50세 이상에서 발생 시 5명 중 1명이 1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암 수준의 사망 위험을 보이는 질환이지만, 골절은 뼈가 부러져 깁스를 하는 가벼운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골다공증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대중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7일 ‘대한내분비학회 골다공증 정책 개선 토론회’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정의된다”며 “작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5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령인구 1000만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

50대만 돼도 골다공증 유병률은 크게 높아진다. 50대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7.3%, 남성은 7.5%다. 여기에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까지 합하면 각각 86.2%, 54.3%로 과반수가 뼈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관리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비 지원 매우 제한적…전 세계서 한국이 유일

현재 치료 급여는 골감소증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골다공증에서만 인정이 되는데, 그것도 매우 심각한 상태일 때만 인정이 된다. 이유미 대한골대사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진단되면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며 “골밀도 T스코어가 -2.5보다 높으면 약 급여가 안 되는데 스코어 값이 올라간다고 퇴행성 변화가 멈추는 게 아니다. 골밀도 함정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T스코어에 따른 급여 중단은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6개월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비율은 45.4%에 이르지만 1년 지속치료율은 33.2%, 2년은 21.5%에 그쳐 치료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한 번 골절이 생기면 2차, 3차 연속된 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김광균 대한골다공증학회 총무이사(건양대병원 정형외과)는”한 번 골절이 일어나면 폭발적으로 연쇄 골절이 일어난다”며 “2차는 3배, 3차는 5배, 4차는 7~9배 발생률이 높아진다. 가능하면 빨리 1차 때 의학적 개입을 해야 죽음 등으로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 약물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이유미 이사는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건강보험 지원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이 있을 때는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조절된다고 보험급여가 중단되지 않는다. 이상하게 골다공증만 수치가 개선되면 중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뼈에 구멍이 생기면 삶에도 구멍이 생긴다”며 “고령층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기동력 있는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정된 건보 재원, 어디에 쓸 것인가…국민 인식 개선도 중요

문제는 건강보험 재원이 한정돼 있고 급여 적용이 필요한 약들도 많다는 것.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골감소증에서의 비스포스포네이트(골흡수억제제) 급여 확대, 데노수맙(골흡수억제제) 지속 투여 인정, 데노수맙 후 비스포스포네이트 순차적 투여 인정 등 세 가지 급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심평원 검토 결과, 대상 환자도 많고 소요 재정도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20조 원이 약품비로 쓰이는데, 생명과 직결되는 고가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요구가 커서 골다공증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접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된 건보 재원에서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급여 적용이 시급한 만큼, 골다공증 치료제에 대해서는 적정한 선에서 급여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

이로 인해 당장은 골다공증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방안일 수도 있겠다. 대한골대사학회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환자들의 인식 부족’이 골다공증 치료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국민들이 골다공증과 골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미리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는 것. 현재 골다공증 치료율은 당뇨병 치료율의 절반에 머문다. 국내 골절 환자 10명 중 4명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인식이 낮은 편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기 때문. 하지만 남성도 50대에서 이미 과반수가 뼈 건강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그 심각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은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이 없어 위험성을 인지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그래서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고 불린다. 치료비 지원에 대한 고민과 함께, 국민들이 골다공증을 보다 잘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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