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확진…봉쇄 연장에 신음하는 상하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를 8일간 단기 봉쇄해 ‘코로나 제로’ 정책을 지켜내겠다는 중국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중국 본토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6412명을 기록했다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9년 12월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일일 확진자 숫자로 역대 최대이다. 그 중 대부분인 1만3354명은 봉쇄중인 상하이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상하이 시는 4일 밤 원래 5일까지로 예정됐던 봉쇄조치를 잠정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인구 2600만 명이나 되는 중국 최대도시의 봉쇄가 계속되면서 시민들 사이에 무력감이 엄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중증질환에 걸린 사람들의 치료를 방치하는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지가 5일 상하이발로 보도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모두 입원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문제는 확진자가 넘쳐나면서 병동마다 환자가 넘쳐나게 되자 암 환자나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대부분 중단된 것에 있다. 가디언은 아버지가 말기 암환자인데 병원에서 진통제를 받지 못해 자살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린 지아 루일링(가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다행히 진통제를 지급 받아 한숨을 돌렸지만 병원에 입원하는 길은 여전히 막혀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병원에 보내고 싶으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부터 내리라는 공산당 지역위원회의 전화를 받고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상하이병원에서 부모와 떨어져 있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지난 주말 소셜 미디어에 올라가면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양성으로 판정된 후 유아가 유괴된 한 부모는 소셜 미디어에 다음과 같이 썼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건 비인간적입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마춘레이(馬春來) 상하이시 비서장은 4일 정부가 코로나19 발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전염성이 매우 높고 음흉한 오미크론 아변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충분하지 않았고, 상당한 감염률 증가에 대한 우리의 준비는 포괄적이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당신의 비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고백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부인과 세 살배기 아들이 3월 29일부터 정부가 운영하는 검역소에 수감돼 있는 덩자오양(가명)은 “시설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되며 책임자가 없다 보니 언제 시설을 떠날지도 모르고 코로나19 검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전의 코로나19 환자를 격리 시설로 보내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만 보이는데 전부 격리 수용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상하이시의 의료 전문가들도 같은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 상하이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국내외 온라인 전화통화에서 상하이의 의료자원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이미 여러 번 (고위 관리들에게) 증상이 경미하거나 전혀 없는 사람은 그냥 집에 격리시키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바이러스를 통제하려는 현재의 노력은 정치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상하이 푸동CDC는 통화자의 불만을 조사 중이라며 내부통지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한 목소리를 내라고 지시했다.

홍콩대 생물의학과의 진동얀 교수는 바이러스가 통제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 제로 정책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에 지속 가능하지 않기에 ‘코로나19와 함께 살기(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의 핵심은 방어력 높은 백신 접종에 있다. 중국 보건관계자들 사이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에서 자체 제작한 시노팜과 시노박 이외의 백신을 채택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중국의 최고 호흡기 전문가인 중난산(钟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지난해 12월 중국이 mRNA 백신과 같은 다른 나라의 좋은 점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시도 지난주 공식 문서를 통해 백신과 코로나19 치료제의 수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첸 시 교수는 “중국이 기술과 능력은 충분하기에 원하기만 한다면 신속 항원검사 도입과 mRNA 백신 승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노령층의 백신접종률이 낮은 것과 효율이 낮은 자국 백신만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면서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적인 급증세가 시작되기 전에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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