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취약 연령, 女 11~13세·男 14~15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셜미디어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정신 건강에 더 일찍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별로 가장 취약한 연령대가 여학생의 경우 11~13세, 남학생은 14~15세로 조사됐다. 28일(현지시간)《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실험심리학자인 에이미 오르번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소셜미디어의 증가가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자선단체인 영 마인드에 따르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5세~16세 아이들의 수가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50%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교실에 있는 아이 중 5명 가량이 문제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10세~80세 영국 개인 8만4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정보와 정신건강 및 전반적 건강 관련 기록을 분석했다. 특히 10세~21세 영국 청소년 1만7400명의 데이터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연령대의 소셜미디어 사용은 1년 동안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반면 낮은 삶의 만족도는 그 다음 해 더 많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가져온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11세~13세의 소녀들이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이 많아지면 1년 후에 그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며 14세~15세 사이의 소년들에게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민감도가 여자 아이들보다 남자 아이에게서 늦게 나타나는 뇌 구조나 사춘기 같은 발달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다른 연령대의 경우 소셜미디어 사용과 삶의 만족도 사이의 연관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19세에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1년 후 삶의 만족도가 낮아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줬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보다는 그 연령대에 집을 떠나거나 일을 시작하는 것과 같은 변화를 겪으며 발생하는 심리적 요인과 더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르번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청소년기에 가장 크게 미치며 성별에 따라 특정 연령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검토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이본 켈리 교수(역학)는 이번 연구 결과가 소녀들 사이의 우울증 발병률이 더 높은 것이 소셜미디어, 온라인 괴롭힘, 수면 부족과 관련 있음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케임브리지대의 심리학자인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교수는 “언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규칙을 정해서 아이들이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새로운 연구는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해악을 끼친 책임을 소셜미디어 회사들에게 물어야 한다는 미국 내 최근 여론과 공명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미국 청소년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게임을 하며 비디오를 보는 데 쓴다며 이같이 전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9296-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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