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걸리면 코로나19 감염 이겨낸다?

미 연구진, "쥐실험 결과 두 병 면역 연관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핵 감염이 코로나19의 악화를 막을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창궐해서 사망자가 속출할 때 서구 국가에 비해서 결핵이 만연한 나라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것을 설명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연구결과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미생물감염 및 면역학과 리처드 로빈슨 교수팀은 쥐에게서 결핵에 감염돼 생긴 면역반응이 코로나19의 진행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온라인 학술지 《PLOS 병원체》 3월 24일자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결핵균에 감염된 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2차 감염에 의한 급성 질병에 저항성을 보인다(Mice infected with Mycobacterium tuberculosis are resistant to acute disease caused by secondary infection with SARS-CoV-2)”이며, 미국과학진흥협회의 논문소개 웹사이트 유레칼러트와 유전학바이오 전문미디어 ‘GEN’ 등에서 내용이 소개됐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두 종류의 쥐를 결핵균에 감염시켰고 나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 로빈슨 교수는 “두 종류 모두 코로나19에 저항성을 보였고, 코로나19 감염이 결핵을 악화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결핵균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세계적으로 감염병으로 1, 2위의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는 병원체다. 과학자들은 왜 결핵 환자들은 다른 기저질환과 달리 피해가 적은지, 결핵과 관련된 면역체계가 코로나19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가져왔고 이번에 미국의 과학자들이 쥐실험을 통해 둘의 관계를 파고든 것.

연구진은 쥐의 두 변종에게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감염시킨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키고 폐를 중심으로 증세들을 관찰했다. 이에 따라 결핵에 걸린 쥐의 폐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

결핵균(왼쪽 위 촘촘한 파랑 부위)과 코로나19 바이러스(오른쪽 아랫부분 갈색 부위)에 감염된 쥐의 폐. [사진 출처=PLOS Pathogens, Erin S. Gloag, Rosas Mejia O 등]
연구진은 만약 사람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면 결핵과 코로나19에 둘 다 걸려서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 대한 보고가 거의 없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이 발견은 결핵과 코로나19가 대규모로 감염되는 경향이 있는 나라에서 두 병 모두 들끓지는 않는지에 대한 해답도 제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사람을 대상으로 두 감염병의 관계를 규명할 연구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당장 OECD 결핵 발병률 1위이면서 현재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진 1위인 우리나라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보편적으로 적용하려면 결핵과 코로나19 여러 변이의 관계, 결핵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뒤 증세 등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연구결과가 필요하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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