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두통 심해지면…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3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의 줄임말.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음료만 먹는 것을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뜨거운 아메리카노 중에 무엇을 마실지 고민하게 되는 시즌이다.

같은 양의 샷이라면, 두 종류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양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시원해서 물처럼 쭉 들이키기 쉬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호호 불면서 천천히 섭취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비해 먹기가 더 편하다. 그러다 보니, 물이나 음료수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평소보다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나 두통이나 불면 등의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두통, 가슴 두근거림, 불면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효과를 나타낸다. 적정량의 카페인은 피로 해소 및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소량의 카페인은 진통제 효과를 높여 두통약의 성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카페인은 이뇨작용으로 소변량을 늘리고 불면, 가슴 두근거림, 눈꺼풀 떨림, 속쓰림 등 다양한 불편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이라면 카페인이 장운동을 자극해 평소보다 배변 횟수가 더 증가하기도 한다. 만성적으로 과도한 카페인을 섭취하면 카페인 금단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주로 커피 섭취량이 줄어드는 주말이나 커피를 마시지 않은 오전 업무 시작 전에 많이 나타나는데, 대표적 증상은 피로감과 두통이다. 이럴 땐 디카페인 커피나 다른 음료, 물 등의 섭취를 늘려 평소 카페인 섭취량을 서서히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에서 카페인 성분을 제거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3% 이하일 때 ‘디카페인 커피’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제거해 불면, 가슴 두근거림 등의 카페인 부작용은 줄이고 커피의 맛과 향은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저녁 미팅이나 야근을 할 때 일반 커피 대신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커피 한 잔 섭취에도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절대적인 카페인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 카페인 대사 및 배출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

식약처는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체중 60kg 기준으로 성인의 경우 400mg 이하, 임산부는 체중과 관계없이 300mg 이하 그리고 어린이 및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섭취했을 때 급성 및 만성적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다. 그러나 카페인의 대사 및 배출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평균적인 카페인 반감기(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대략 5시간이지만, 이 또한 1시간 반에서 9시간 반까지 편차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같은 양의 커피를 마셔도 섭취 후 반응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마셔도 가슴 두근거림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에 아메리카노를 벤티 사이즈로 3잔 이상씩 마셔도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내가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카페인의 양은 본인이 평소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한 후 느끼는 불편함을 기준으로 적정량을 직접 설정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가능하면 오후 4시 전까지만 커피를 마시고 하루에 아메리카노 기준 딱 2잔만 섭취한다. 아메리카노 3잔을 섭취하면 잠을 자기 힘들고 속쓰림 등의 불편 증상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상담하다 보면 카페인 섭취 후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면서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거나, 수면 문제로 고민하면서 카페인 섭취량은 줄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땐 무조건 커피 섭취를 중단하지 않더라고 섭취량을 조금만 줄인다면 카페인의 이점은 얻고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 내가 섭취하는 커피나 에너지 음료 등에 함유된 카페인 확인하기

카페인은 커피우유, 에너지음료, 초콜릿, 탄산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에 함유되어 있다. 이 중 고카페인 함유 식품에 속하는 것은 제품의 라벨이나 포장에 카페인의 양을 표시해야 한다. 그럼 각 제품에는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성인이나 청소년 등 누구나 쉽게 접하는 S사의 커피 우유 300ml 에는 65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보통 스틱 형태의 믹스커피 1포에 40~77mg(제품마다 편차가 있다)의 카페인이 함유된 것을 감안하면, 대략 믹스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청소년 고카페인 섭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에너지 음료 1캔에는 60~8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편의점 등에서 많이 구매하는 인스턴트 액상 커피는 제품마다 편차가 큰데, M사의 카페라떼 220ml 에는 90mg, S사의 카페라떼 270ml에는 124mg 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방금 설명한 모든 정보는 제품의 포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커피전문점에서 먹는 커피는 제품의 포장에서 카페인 정보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신경 써서 점원에게 묻거나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정보 기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양을 살펴보면, E사는 206mg, S사는 150mg 그리고 대용량을 판매하는 P사는 237mg 이 들어있다. 이처럼 같은 커피라도 각 제품에 함유된 카페인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만일, 평소 커피를 마시고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불편 증상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제품 정보에서 카페인의 함량을 확인하고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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