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혈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됐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료수 페트병과 포장음식, 비닐포장지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 혈액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 최근《국제환경》에 발표된 네덜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의 가디언이 24일(현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네덜란드 국립보건연구개발기구의 자금 지원을 받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VU) 연구진은 22명의 참가자의 혈액 샘플에서 0.0007m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했다. 연구진은 오염을 막기 위해 강철 주사바늘과 유리관을 사용했고, 혈액샘플을 조사하기 전 이들 기구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여부까지 미리 점검했다.

분석 결과 샘플의 8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혈액 샘플의 50%에선 탄산음료와 주스, 생수를 담는 병으로 쓰이는 페트(PET·polyethylene terephthalate)가 발견됐다. 36%에선 일회용 용기와 컵의 재질로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이 발견됐다. 23%에선 식료품점에서 주로 쓰이는 비닐봉지와 쓰레기봉투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 발견됐다.

VU 환경보건학과의 디크 베탁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우리의 혈액에 고분자 입자가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증거로 획기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 입자들은 몸 안을 돌아다닐 수 있고 장기에 축적될 수도 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험실 연구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적혈구의 외막에 달라붙어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우려는 너무도 당연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혈액에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에 사람의 배설물에서 검출된 적이 있다. 2021년 12월 연구에서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그 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대변에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 임산부의 태반에서도 발견됐고, 임신한 쥐의 경우 폐를 통해 자궁 속 새끼의 심장, 뇌 그리고 다른 장기로 신속하게 전달된다는 점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러한 최근의 발견들이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추가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언급했다. 그들은 “만약 혈류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면역세포에 의해 운반된다면, 그러한 노출이 잠재적으로 면역 조절이나 면역학적 기반을 가진 질병에 대한 성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더 많은 혈액 샘플에 대한 대규모 연구와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위험성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60412022001258?via%3Dihub#f000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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