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춘분… 시샘은 건강에 나쁠까?

오늘은 음양의 기운이 반반이어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는 춘분(春分)이지만 아직 양(陽)이 반까지 미치지 못한 듯. 아침 최저 영하 5도~영상 5도로 쌀쌀하고, 낮 최고기온은 9~16도로 예년과 비슷하다. 아침 꽃샘추위 때문에 일교차 커서 건강 유의해야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남부와 충북은 ‘나쁨,’ 세종과 대구는 오전 한때 ‘나쁨,’ 그 밖의 지역은 ‘좋음’ 또는 ‘보통’으로 예보됐다. 제주도에선 늦은 오후부터 내일까지 비 내리겠다.

오늘의 건강=늦은 추위를 보며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고 해서 ‘꽃샘추위’ 또는 ‘꽃샘’이라는 이름을 붙인 옛사람의 시정은 어디에서 왔을까.

국어사전에 따르면 샘은 시샘의 준말이고, 시샘은 시새움의 준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자기보다 잘 되거나 나은 사람을 공연히 미워하고 싫어함, 또는 그런 마음’으로 뜻을 풀이했다. 유의어로는 샘할 시(猜)와 꺼릴 기(忌)가 합쳐진 시기(猜忌)가 있는데, ‘남이 잘 되는 것을 샘하여 미워함’으로 풀이돼 있다. 샘에  이미 미워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도돌이표식 풀이다.

시기할 질(嫉)과 강샘할 투(妬)가 합쳐진 질투(嫉妬)와 강샘도 시새움, 시기 등과 뜻이 구분돼 있지 않고 뒤죽박죽이다. 우리 국어학자들은 이상한 문제 내며 국어를 어렵게 하는 것보다 말을 명쾌하고 쉽게 쓸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영어에서는 시샘에 가장 가까운 단어로 ‘envy’와 ‘Jealousy’를 들 수 있다. 영어사전에서는 ‘envy는 감탄과 불만이 섞여 있지만 적의를 품지는 않지만 ’Jealousy‘는 분개나 적의를 품는 단어로 구분하고 있다. envy가 명사와 형용사의 꼴이 같다면 Jealousy는 명사로만 쓰고 형용사 Jealous와 헷갈리기 때문에 문법 또는 철자 시험에서 단골 문제로 나오는 것도 차이점.

envy가 들어간 경구나 명언도 많다. 미국의 문호 해럴드 코핀은 “시샘은 내가 갖지 않은 다른 사람의 축복을 세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는 “잘 나가는 친구를 시샘하지 않는 사람은 매우 드물며 칭송받을 만하다”고 했다. 그만큼 시샘은 누구나 갖는 감정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시샘하는 것은 건강에 나쁠까? 정신의학자들은 시샘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사촌 또는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어의 ’Jealousy‘에 해당하는데 많은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그것을 정의(正義)로 포장하기도 한다. 이 경우엔 교감신경이 계속 흥분상태로 있기 때문에 순환기, 신경계 등에 부담으로 작용해서 건강을 해친다.

주위 사람이 잘 됐을 때 ‘envy’를 넘어 강렬한 시기심과 증오감이 생긴다면, 정신적 피로가 쌓였거나 자존감이 약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과 예술 활동, 유머 등으로 무의식의 갈등을 승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주위 누군가 잘 됐을 때 내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화하는 것도 건전한 envy에 멈추고 jealousy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데 좋다. 사돈이 논을 사면 내가 떡을 얻어먹을 수도 있고, 최소한 내게 손을 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식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미소 지으며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고 멋진 조연”이라고 독백하는 것도 파괴적 시기를 줄이고 정신이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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